‘쿰쿰한’ 묵은지,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 파괴한다

송복규 기자 2023. 10. 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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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묵은지에서 바이러스 저항성이 뛰어난 젖산균을 발견하고, 바이러스 방어 작용기전을 밝혀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이우제 김치기능서연구단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저온에서 숙성된 묵은지의 미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해 항바이러스 특성이 뛰어난 김치 젖산균을 발굴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묵은지 속 젖산균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전국에서 6개월 이상 저온(섭씨 영하 2도에서 영상 10도)에서 발효한 묵은지 시료 34개를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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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연, 젖산균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 기전 규명
6개월 이상 발효된 묵은지 시료 34개 분석
이우제 세계김치연구소 김치기능서연구단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저온에서 숙성된 묵은지에서 발견한 김치 젖산균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Pediococcus inopinatus)’ 모식도./세계김치연구소

국내 연구진이 묵은지에서 바이러스 저항성이 뛰어난 젖산균을 발견하고, 바이러스 방어 작용기전을 밝혀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이우제 김치기능서연구단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저온에서 숙성된 묵은지의 미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해 항바이러스 특성이 뛰어난 김치 젖산균을 발굴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인 김치는 그동안 2~3개월 숙성 시기에 대한 연구는 활발했지만, 장기간 숙성된 묵은지에 대한 연구는 미비했다. 연구팀은 묵은지 속 젖산균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전국에서 6개월 이상 저온(섭씨 영하 2도에서 영상 10도)에서 발효한 묵은지 시료 34개를 수집했다.

수집된 묵은지 시료 88% 이상에서는 특정 김치 젖산균인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Pediococcus inopinatus)’가 주로 나타났다.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는 세균 유전체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염기서열인 크리스퍼 시스템이 발견됐다. 침입했던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자신의 유전자 특정 부위에 저장하고, 추후 유사한 바이러스가 침입할 경우 그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방어적 특성을 가졌다.

특히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는 크리스퍼 시스템의 유전자 구성 중 하나인 ‘카스(cas)’ 외에 전사 인자 카스3를 가지고 있다. 카스3은 크리스퍼 시스템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유전자로,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를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김치 젖산균을 다양한 의약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해춘 김치연 소장은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의 크리스퍼 시스템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후속 연구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기능을 다각도로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푸드 마이크로바이올로지(Food Microbiology)’에 지난달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Food Microbiology, DOI: https://doi.org/10.1016/j.fm.2023.10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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