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가 뇌수막염에 취약한 원인 밝혔다

문세영 기자 2023. 10.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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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영유아가 성인보다 뇌수막염에 취약한 원인을 알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고규영 혈관연구단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김영찬 연구원(현 서울대병원 내과 전임의), 안지훈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영유아가 뇌수막염에 취약한 이유로 뇌수막 면역장벽을 지목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이뮤놀로지' 표지논문으로 7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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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왼쪽부터) 고규영 IBS 혈관연구단 단장, 김영찬 연구원, 안지훈 선임연구원. 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영유아가 성인보다 뇌수막염에 취약한 원인을 알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고규영 혈관연구단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김영찬 연구원(현 서울대병원 내과 전임의), 안지훈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영유아가 뇌수막염에 취약한 이유로 뇌수막 면역장벽을 지목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이뮤놀로지’ 표지논문으로 7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의 하나인 뇌를 보호하기 위해 뇌 안쪽에는 촘촘한 혈액-뇌 장벽, 바깥쪽에는 뇌수막이 있다. 이는 외부에서 유해물질이 침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이상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세포 이동이 특정 관문을 통해서만 이뤄지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관문이 뇌수막이다.

뇌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은 뇌에 염증을 일으키는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영유아가 세균성 뇌수막염에 걸리면 사망률이 15%에 이를 정도로 위협적이다. 생존한 영유아의 약 15%도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다. 

뇌수막염이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진균 감염이다. 하지만 혈액을 통해 인체 내부로 들어온 감염원이 어떻게 뇌수막이나 뇌까지 도달하는지, 또 영유아에서 치명적인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이 성인에서는 왜 문제가 되지 않는지 등은 미지수였다. 

연구팀은 중추신경계 경계 부위 세부 조직인 경막, 연질막, 맥락막총 각각의 특성을 비교해 뇌수막 가장 바깥 부분인 경막에 있는 정맥동혈관이 뇌수막염 바이러스 이동 경로임을 밝혔다. 

뇌수막염 바이러스 감염 생쥐 모델을 통해 어른 생쥐(생후 28일)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이 뇌수막으로 진행되지 않으나, 새끼 생쥐(생후 7일)에서는 바이러스가 정맥동혈관에서 뇌로 퍼지면서 생존율이 10%로 크게 감소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성인과 새끼 쥐의 이 같은 차이가 경막 내 면역세포에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면역세포에 대한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새끼 생쥐는 성인 생쥐처럼 성숙한 면역세포가 다양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경막 대식세포가 특히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경막 대식세포 중 정맥동혈관 주변에 밀집돼 있는 대식세포 'MHCIIhi' 가 감염 차단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밝혔다. 새끼 생쥐는 이 대식세포가 결핍된 상태였다. 

MHCIIhi 대식세포들은 혈류를 타고 경막 정맥동혈관을 통해 경막 조직으로 이동했다. 연구팀은 경막 정맥동혈관 내피세포가 다른 부위보다 면역세포 이동을 촉진하는 세포접합단백질을 높게 발현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정상 어른 생쥐의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 대식세포를 제거하자, 뇌수막염 바이러스가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과 연질막까지 퍼졌다.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에 밀집해 있는 MHCIIhi 대식세포가 바이러스의 뇌 침입 감염을 방어하는 면역장벽 핵심이라는 것이다. 

제1저자인 김영찬 연구원는 “이번 연구는 혈액-뇌 장벽의 미성숙으로 영유아가 뇌척수막염에 취약하다는 기존 학설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연구를 통해 영유아에서 뇌수막염이 치명적인 새로운 원인을 밝히고, 뇌수막 정맥동혈관 주변 면역세포가 바이러스 감염 보호에 중요하게 작용함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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