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 주전 퇴장 후 GK 변신→깜짝 선방 뭐야?...밀란, 골키퍼 명단에 지루 등록+세리에 8라운드 베스트11 선정
[포포투=오종헌]
AC밀란의 최전방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는 경기 도중 골키퍼로 깜짝 변신해 좋은 선방을 보여줬다. 그는 구단 홈페이지 골키퍼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리그 베스트11에도 포함됐다.
AC 밀란은 지난 8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제노아에 위치한 루이지 페라리스에서 열린 2023-24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8라운드에서 제노아를 1-0으로 제압했다. 8경기 7승 1패를 기록한 AC밀란은 리그 선두(승점21)에 올랐다.
이날 AC밀란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오카포르, 요비치, 추쿠에제가 최전방에 포진했고 라인더스, 아들리, 무사가 중원을 구축했다. 4백은 테오, 토모리, 치아우, 플로렌치가 짝을 이뤘고 메냥이 골문을 지켰다. 제노아는 구드문손, 말리노브스키, 드라구신, 윈터, 마르티네스 등으로 맞섰다.
팽팽한 0-0 균형이 이어졌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친 AC밀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오카포르, 추쿠에제를 빼고 레앙, 풀리시치를 투입하며 측면 공격에 변화를 줬다. 또한 후반 21분에는 야들리, 플로렌치를 불러들이고 지루, 칼라브리아를 출전시키며 공격을 강화했다.
결국 AC밀란이 늦은 시간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42분 무사의 패스를 놓치지 않은 풀리시치가 골망을 흔들었다. 리드를 잡은 AC밀란은 후반 추가시간 2분 공격수 요비치를 빼고 수비수 바르테사기를 넣으며 경기를 마무리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추가시간 7분 메냥 골키퍼가 공을 클리어링하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했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메냥의 무릎이 상대 선수 얼굴을 가격한 게 확인되면서 주심은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문제는 AC밀란이 이미 교체 가능 인원 5명을 모두 바꿨기 때문에 추가 교체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경기장 안에 있던 선수 한 명이 골키퍼 역할을 해야 했고, 지루가 메냥의 유니폼을 입고 골키퍼로 나섰다.
짧은 시간 골문을 지킨 지루는 팀의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14분 푸스카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슈팅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지루가 몸을 날려 이를 저지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결국 AC밀란은 제노아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1위로 올라섰다.
지루는 프랑스 출신의 37세 베테랑 공격수다. 2012년 몽펠리에(프랑스)를 떠나 아스널에 입단한 뒤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스널에서 꾸준히 프리미어리그(PL)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했던 지루는 2018년 1월 첼시로 떠났다. 2017-18시즌 전반기에는 선발 출전 1회에 그치는 등 입지가 불안한 상태였다.
첼시에서도 붙박이 주전보다 주로 로테이션 멤버로 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출전할 때면 좋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임팩트는 대단했다. 당시 지루는 PL 27경기를 뛰었지만 선발은 7차례뿐이었다. 대신 UEL에서 주전 공격수를 담당했다. 그리고 14경기에서 11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첼시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AC밀란으로 떠났다. 처음 지루가 AC밀란에 합류했을 때 이미 35살이었기 때문에 로테이션 자원으로 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전급 존재감을 보였다. 첫 시즌과 지난 시즌 연속 세리에A 30경기 가량을 뛰며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올 시즌 역시 리그 7경기 모두 출전해 4골 3도움을 올리고 있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골키퍼로 변신해 팀을 위기해서 구해내기까지 했다. 이에 AC밀란은 구단 홈페이지에 있는 1군 스쿼드 명단에 지루를 골키퍼로 등록했다. 공격수 포지션에서는 지루를 찾아볼 수 없었다. 골키퍼로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또한 세리에A 사무국 역시 9일 이번 라운드 베스트11을 발표했는데, 지루를 골키퍼 포지션에 포함시켰다. AC밀란은 지루의 골키퍼 변신이 화제되자 구단 골키퍼 유니폼에 그의 이름과 등번호를 마킹할 수 있도록 했다. 반응은 뜨거웠고 곧 매진됐다.
AC밀란 소식을 전하는 '샴페르 밀란'은 "구단은 골키퍼 전용 유니폼에 지루(Giroud) 이름과 등번호 9번이 마킹된 특별 유니폼이 판매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유니폼 판매가 가능해진 뒤 하루도 되지 않아 골키퍼 유니폼 모든 사이드가 품절됐다"고 조명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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