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데 애 낳으라고?”…소아환자 진료가능한 응급실 고작 22%

전국 409곳중 71% ‘제한적 진료’
25곳은 아예 진료 자체가 불가능
의사수 줄며 ‘24시간 응급체계’ 붕괴

[사진 출처=중앙대병원]

전국 응급의료기관 409곳을 대상으로 소아 응급환자 진료실태를 조사한 결과 10곳 중 8곳이 소아환자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경기 용인시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응급실 409곳 가운데 시간, 연령, 증상 등의 제한없이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기관은 92곳(22.5%)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317곳 가운데 292곳은 제한적 진료만 가능했고, 25곳은 진료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한적 진료란 진료 가능시간을 평일에 한정한 경우, 진료 가능연령을 만 24개월 이상으로 규정한 경우, 소아경련 혹은 기관지 이물제거와 같이 특정 증상에 한해서만 처치를 실시하는 경우 등을 말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여러 응급의료기관이 소아환자를 제한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해 지난 3월 개선방안 도출을 위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실태조사 결과 다수의 응급의료기관에서 소아 진료가 제한된 원인으로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감소로 인한 의사 수 부족, 소아 중환자실 등의 병상·병실 부족 등이 꼽혔다. 특히 의사 수가 줄면서 배후 진료체계가 무너진 것이 응급실 운영에 치명적 영향을 끼친 경우가 많았다.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국내 응급의료기관은 24시간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시설·인력·장비를 운영해야 한다. 공휴일과 야간에도 응급환자를 언제든지 맞을 체계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응급진료 실태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복지부가 지난 6월 ‘소아응급환자 진료 관련 응급의료기관 관리·감독 강화 요청’ 공문을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건의료 담당부서에 보냈으나 현재까지 보고받은 시정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