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급전창구 맞나요?" 고신용자 몰린 '카드론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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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이 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서민의 급전 마련 창구였던 카드론에 고신용자 고객이 늘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 고신용자 고객이 깐깐해진 은행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카드론으로 발길을 돌린 여파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은행권의 대출 문턱마저 깐깐해지자 일부 고신용자 고객이 카드론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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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서민들이 돈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은행 뿐 아니라 대표적인 서민금융으로 불리는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체까지 서민 대출을 거절하고 있다. DSR 규제와 최고금리 20% 상한제가 서민의 자금줄을 막는 부메랑이 됐다. 유일한 창구인 정책성대출마저 금융사 부담 증가로 문 닫힐 위기다. 어디서도 돈을 못 빌리는 서민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서민의 급전 마련 창구였던 카드론에 고신용자 고객이 늘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할 고신용자 고객이 깐깐해진 은행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카드론으로 발길을 돌린 여파다. 카드론의 주고객이었던 저신용자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카드론 진입 문턱이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지난 8월 취급한 카드론 중 금리가 10% 미만인 고신용자 대상 취급 비중은 17.79%로 지난해 1월(16.44%)보다 1.34%포인트(p) 높아졌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5.85%에서 18.86%로 13.01%p 상승했다. 우리카드도 고신용자 대상 취급 비중이 13.94%에서 21.67%로, 하나카드는 4.66%에서 4.73%로 각각 올라갔다.
지난해부터는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으로 카드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는 같은 기간 2%p 이상 높아졌다. 이처럼 조달비용이 증가했음에도 금리가 10%를 넘지 않는 카드론의 취급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고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상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의 금리는 10%를 넘는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은행권의 대출 문턱마저 깐깐해지자 일부 고신용자 고객이 카드론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가계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의 평균 신용점수는 907~948점이었다. 전년 동기(898~916점)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높아졌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던 고객 일부는 새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21년 이후 카드론에도 DSR 50%를 적용하면서 소득이 작은 저신용자들의 카드론 문턱은 올라갔다. 차주가 1년에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의 합이 연소득의 50%를 넘어가면 대출이 불가능하다. 소득이 충분치 않은 중저신용자 서민들의 경우 이전처럼 카드론을 통해 급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실제로 신한카드가 지난 8월 취급한 카드론 중 금리 16% 초과 저신용자 대상 비중은 31.46%로 지난해 1월보다(36.28%)보다 4.82%p 줄었다. 우리카드 역시 이 비중이 같은 기간 49.7%에서 36.5%로 감소했다.
카드론 만기가 갈수록 길어지고 있는 것도 최근 특징이다. 한 카드업권 관계자는 "이전에는 카드론의 만기를 1년으로 설정해 돈을 빌리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차주별 DSR 규제가 도입된 이후 연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을 줄이기 위해 카드론의 만기를 2~3년으로 늘리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0%가 넘는 만큼 만기가 길수록 이자 부담은 늘고 연체 가능성도 올라간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도 저신용자 취급 비중을 축소 중이다. 카드론 연체자를 대상으로 다시 돈을 빌려주는 카드 대환론의 지난 8월 기준 잔액(8개사)은 1조5347억원으로 전년 동기(9994억원)보다 53% 증가했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신용점수 600점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는 카드론을 아예 취급하지 않았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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