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시설 등 과기부 기관 60% ‘복제 쉬운’ RFID 신분증 사용

최고등급 국가 보안시설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기관 62%가 복제하기 쉬운 일반 전자태그(RFID) 출입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과기정통부 소관 70개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RFID 출입증 제작 과정에 보안 규격을 요구한 곳은 26곳에 그쳤습니다.

과기부 소관 기관의 62%에 달하는 44곳이 복제 가능한 RFID 출입증을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최상의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가급 국가 보안시설’인 원자력연구원과 ‘나급 보안시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도 추가 보안 규격이 전혀 없는 RFID 출입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밀 누설이나 기능 침해, 파괴 시 전략적·군사적으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가급 국가 보안시설은 대통령실, 국회, 대법원, 정부종합청사, 국제공항 등이 있으며, 나급 보안시설에는 주요 발전소·변전소, 국내 공항 등이 지정돼 있습니다.

RFID는 카드를 리더기에 긁지 않고 가까이 대기만 해도 작동할 수 있게 하는 무선 주파수 식별 장치 기술로, 바코드보다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편리해 교통카드, 하이패스, 사원증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복사기로 빠르면 5초 만에 복제할 수 있어 보안 문제 역시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2021년 한 대학 여학생 기숙사에선 RFID 출입증을 복제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는 등 악용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보안 업계는 RFID 카드 기본값에 새로운 암호키를 추가 코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보안성을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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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루 기자 (naru@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