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에서 바이러스 저항성 높은 ‘김치 유산균’ 발견
저온 숙성된 묵은지에서 바이러스 저항성이 높은 김치 유산균이 발견됐다.
세계김치연구소는 10일 저온에서 숙성된 묵은지에서 발견한 김치 유산균이 바이러스 유전자 등 외부 침입 유전자를 방어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2~3개월 숙성된 김치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장기 숙성된 묵은지에 대한 연구는 미비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묵은지 속 유산균의 특성을 규명하고자 대한민국 전역에서 저온(-2~10°C)에서 6개월 이상 발효시킨 묵은지 시료 34개를 수집해 분석했다. 연구소는 수집된 대부분의 묵은지에서 김치유산균인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사’가 우점균인 것을 발견하고, 해당 유산균이 발견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유전적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식품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푸드 마이크로바이올로지’ 9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소가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 해당 유산균을 분석한 결과, 매우 잘 발달한 ‘크리스퍼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크리스퍼 시스템은 세균의 유전체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염기서열이다. 과거 자신에게 침입했던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있다가 향후 유사한 바이러스가 침입할 경우 이를 근거로 해당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일종의 방어 시스템이다. 특히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는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에 대해 적응형 면역 방어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유전적 특성도 가지고 있었다.
김치연구소 장해춘 소장은 “본 연구를 통해 발굴한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의 크리스퍼 시스템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능을 다각도로 검증할 것”이라며 “이처럼 김치와 김치유산균의 우수한 항바이러스능은 식품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의약 분야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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