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아서" 췌장암 수술 안 받는다?…80대도 포기 말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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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뒷받침된다면 80대 이상도 췌장암 수술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신상현 교수, 정혜정 임상강사 연구팀이 2009~2018년까지 10년간 췌장암으로 췌십이지장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666명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팀의 분석 대상에도 수술 환자 666명 중 80대 이상은 고작 3.6%(24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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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신상현 교수, 췌십이지장 절제 환자 분석 결과
80대 고령 환자도 재원 기간·합병증·생존율 차이 없어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80대 이상도 췌장암 수술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신상현 교수, 정혜정 임상강사 연구팀이 2009~2018년까지 10년간 췌장암으로 췌십이지장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666명을 분석한 결과다.
췌장암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이다. 특히 췌장의 두부에 생기는 암을 치료하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췌장과 더불어 십이지장, 담도, 담낭 등을 복합적으로 절제해야 하고 이를 연결하는 과정도 복잡해 외과 수술영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큰 수술에 해당한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최대 40%에 이른다. 수술 중 췌장에서 누출(누공)이 생기거나 혈관이 파열될 경우 생명마저 위험할 수 있어 의료진의 부담도 상당하다.
그러나 췌장암에서 수술의 혜택은 분명하다. 해외 연구 결과 수술을 받은 환자의 중앙 생존 기간은 12.6개월로, 비수술 환자(3.5개월)보다 4배나 길다. 하지만 고난도 수술인데다 나이를 이유로 수술을 포기하는 환자가 상당한 실정이다. 2019년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8099명 중 21.3%인 1727명이 80세 이상으로 집계될 만큼 적지 않은데 수술을 택하는 환자는 여전히 일부에 그친다. 이번 연구팀의 분석 대상에도 수술 환자 666명 중 80대 이상은 고작 3.6%(24명)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고령에도 수술받고 회복하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나이가 곧 수술의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수술을 포기해야 할 만큼 나이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내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를 80세 미만(642명)과 80세 이상(24명)으로 나누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ASA score)와 심뇌혈관, 심폐질환 등 수술 관련 조건을 토대로 두 집단을 균질하게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예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사람들의 일반적 인식과 달리 나이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80대 미만 그룹의 평균 재원 일수는 12.6일로 80대 이상 그룹 13.7일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합병증 발병률 또한 나이와 관계없이 엇비슷했다.
전체 생존율 역시 80대 미만 18개월, 80세 이상 16개월로 대동소이했고, 무진행 생존도 11개월 대 8개월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80대 이상 환자 6명의 경우 수술 후 24개월 이상 장기 생존한 사례도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신상현 교수는 "췌장암도 건강상의 다른 요인 없이 단순히 나이만으로 수술이 어렵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아직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기대 여명을 늘릴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환자에게 선택할 권리를 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호주외과학지'(ANZ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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