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인니 ‘슈퍼뱅크’ 지분투자···그랩과 손잡고 동남아 첫 진출
카카오뱅크가 동남아시아 최대 플랫폼 서비스사 ‘그랩(Grab)’과 손잡고 첫 해외투자에 나섰다. 현지 디지털 은행 지분을 매입해 인구수 대비 금융 기반이 취약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에 지분율 10%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동남아시아에서 택시호출·배달앱으로 널리 알려진 그랩과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 혁신 및 상품, 서비스 기획도 함께 진행하며 ‘K-모바일 금융기술 역량 세계화’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인구 순위 4위 국가이지만, 세계은행(WB)이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15세 이상 인구의 절반 가량은 은행 계좌가 없다. 지리적으로 1만 8000여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어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않은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핸드폰 보급률은 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인도네시아에서의 디지털 뱅킹의 성장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슈퍼뱅크는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싱텔, Singtel)’의 컨소시엄을 최대주주로 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 플랫폼 기업인 ‘엠텍(Emtek)’도 합류해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 기대주로 꼽힌다. 그랩과 싱텔은 합작을 통해 지난해 싱가포르에 디지털뱅크인 GXS(GXS Bank)를 설립하기도 했다. 엠텍은 현지 공중파 1,2위 채널과 1위 OTT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에 지분투자와 함께 여수신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협업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그랩과 다각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금융기술 역량과 그랩의 동남아 시장 사업성 간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양자 간 서비스 연동을 통한 사용자 편의성 강화 및 사업 제휴, 기술 개발 부문에서의 협력 방안도 구상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DNA를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사업 기반을 확장하는 동시에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전략적인 서비스 제휴 및 기술 협력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뱅크 네트워크 구축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카카오뱅크가 미래 은행의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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