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강진으로 벌써 4500여명 사상자 발생…“맨손·삽으로 구조, 지원 절실”

곽선미 기자 2023. 10. 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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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7일(현지 시간)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상자가 4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아프간 재난관리부 대변인은 "35개 팀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약 4500명이 넘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헤라트주 주민들은 구조 지원을 받지 못하자, 맨손과 삽으로 잔해를 파헤치면서 파묻힌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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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6.3 지진 나흘째 피해 눈덩이로
탈레반 정권 대응 여력 부족…“심각한 인도적 위기”
규모 6.3 강진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에서 8일(현지 시간) 한 소년이 무너진 건물 앞에 주저앉아 울고 있다.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지금까지 2445명이 숨지고 2000명 이상이 부상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7일(현지 시간)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상자가 4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현지 주민들은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파묻힌 사람들을 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스페인 EFE통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는 지진으로 인한 사상자를 45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히며 다만 아직 정확한 수치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에서는 지난 7일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했고 여진이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마을이 초토화됐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약 2400명, 부상자 수는 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아프간 재난관리부 대변인은 "35개 팀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약 4500명이 넘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 상황이 매우 긴급하며 주민들은 모든 종류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헤라트주 주민들은 구조 지원을 받지 못하자, 맨손과 삽으로 잔해를 파헤치면서 파묻힌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정부는 구조 작업에 쓸 수 있는 장비나 기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구조 지원 요청에도 이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EFE는 전했다.

국제사회도 아프간 지진 구호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해외 원조가 중단됐고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처했다.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에서 한 소년이 가족의 무덤 옆에서 슬퍼하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아프간 북서부에서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규모 4.3에서 6.3 사이의 여진이 여덟 차례 이어져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AP 연합뉴스
8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주 제데흐잔 지진 피해 지역에서 아프간 여성들이 지진으로 숨진 가족을 매장하며 흐느끼고 있다.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7일 헤라트주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후 강한 여진이 여덟 차례 이어져 지금까지 최소 20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AP 뉴시스

게다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 전쟁에 집중됐다. 아프간 원조 기관이나 비정부 기구들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중국과 파키스탄 등 극소수 나라들만 지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란은 구조팀 약 20명과 탐지견 두 마리를 보내겠다고 제안했으나 다른 국가들은 의약품과 식량, 응급 키트 등 제한된 물품만을 보내왔다.

한 당국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무너진 잔해 아래에 있으며 우리의 우선순위는 그들을 잔해 밖으로 꺼내는 것"이라며 인도주의 단체에 구조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마을 20곳이 완전히 파괴됐고 모든 주민이 식량과 기타 물품, 대피소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강진은 지난 1998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세 번째로 강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로 이어지는 국경지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해 힌두쿠시 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잦은 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파크티카주에서 규모 5.9 지진이 일어나 1000여 명이 숨지고 1500여 명이 부상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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