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항저우 결산]② 다시는 태극마크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이들
[마이데일리 = 항저우(중국) 최병진 기자] 태극마크의 무게를 잊은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영광의 순간만 항저우에 존재했던 건 아니다. 그릇된 행동으로 국가대표란 이름에 오점을 남긴 상황도 발생했다. 앞으로는 나오지 않아야 할 모습임이 분명했다.
◆ ‘리스펙’을 찾아볼 수 없었던 권순우
권순우(26·당진시청)는 테니스 종목에서 금메달을 노렸다. 하지만 단식 2회전에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에게 세트스코어 1-2(3-6, 7-5, 4-6)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권순우의 세계 랭킹은 112위인 반면 삼레즈는 636위로 대회 최대 이변이었다.
문제는 경기 후에 발생했다. 분노한 권수우는 테니스 라켓을 바닥에 수차례 내리치며 감정을 표출했다.
사실 라켓을 강하게 치는 모습은 테니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 노박 조코비치도 지난 7월 윔블던 결승에서 라켓을 내리치며 파손시켰다. 물론 이러한 행동에 벌금 1,000만원이 내려졌고 자제해야 하는 모습은 맞지만 이 장면 하나만 문제가 된 건 아니다.
권순우는 삼레즈의 악수도 거부하며 함께 경기를 치른 상대를 존중하지 않았다. 권순우의 비신사적인 모습에 비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권순우는 다음날 삼레즈를 찾아가 사과를 했고 자신의 SNS에 사과문까지 올렸다. 권순우는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사과했고 대회가 끝날 때까지 지지를 받지 못했다.
◆ 스포츠의 ‘기본’을 잊은 장철원
정철원(안동시청)은 ‘설레발 세레머니’로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정철원은 최인호(논산시청), 최광호(대구시청), 정철원(안동시청)과 함께 남자 롤러스케이트 남자 3,000m 계주에 나섰다.
마지막 바뀌까지 대표팀은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최종 주자인 정철원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에 승리를 확신하고 허리를 피면서 여유를 즐기며 세레머니를 펼쳤다.
이때 바로 뒤에서 추격하던 대만의 황위린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왼발을 쭉 내밀었다. 결국 대만은 4분5초692로 한국에 0.1초 앞선 기록을 세웠고 순식간에 한국의 메달 색은 금에서 은으로 바뀌었다.
끝날 때까지 순위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건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다. 하지만 정철원은 이를 잊었고 박수를 받아야 할 금메달이 세상에서 가장 창피한 은메달로 바뀌었다.
정철원은 결국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정철원은 “결승 지점을 앞에 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며 세레머니를 했다. 너무 죄송하다. 경솔한 행동이었으며 함께 뛰어준 동료들과 응원해 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다시는 태극마크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 사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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