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불안 속 유가 4% 급등…"1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간 무력 전쟁으로 중동정세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4% 넘게 급등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59달러(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3일 이후 최고치다. 12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이날 4% 이상 뛰어 배럴당 88.1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 1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새벽 기습 공격한 것에 대응해 곧바로 보복 폭격하고, 가자 지구를 전면 봉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가 아닌 만큼 양측의 충돌이 원유 시장에 끼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하지만 하마스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단 보도가 나온 데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단 소식에 이번 갈등이 미국과 이란 간 대리전으로 확전될 수 있단 우려가 커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세계 최대 핵추진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전진배치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전쟁 확산으로 이란이 전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및 분석 담당 매니저는 "직접적으로 이번 갈등이 원유 공급이나 수요에 의미 있거나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면서도 "중동의 긴장 고조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데다, 하마스의 동맹인 이란이 이번 공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보도에 유가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쟁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스트래터직 에너지 앤드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사장은 마켓워치에 "이번 폭력 사태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유가에 상승 압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격을 가할 경우 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쟁 공포 속 안전자산인 달러, 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5%가량 올라 106.6까지 치솟았다. 금 현물은 전장보다 트로이온스당 1.1% 오른 1853.2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1% 상승한 1864.3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
이번 전쟁 불안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중 주식 시장은 중동 분쟁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겠으나, 기존 증시 경로나 인플레이션, 미 중앙은행(Fed) 정책 전망의 큰 변화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 혹은 사우디의 직접적인 개입과 같은 사태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그 충격과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쟁은 전 세계로 하여금 국방력 강화의 중요성을 재차 일깨워주는 사건임을 감안하면 증시에서는 그간 주가 상으로 소외되면서 수급 공백도 발생했던 방산주에 대한 관심을 재차 환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쟁으로 인해 과거에 있던 제1~4차 중동전쟁 같이 증시가 장기간 영향 받을 가능성은 비교적 낮을 것"이라면서도 "일부 원유를 두고 수급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 조정 장세가 시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사우디의 외교 관계 수립으로 기대됐던 사우디의 원유 증산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이는 전반적인 불확실성의 증대로 이어지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 전반에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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