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에 넘긴 저축銀 부실채권… 올해만 2786억

작년 인수액 이미 넘어…고금리 쇼크 지속

저축은행권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 넘긴 부실채권 규모가 매섭게 불어나고 있다.

올해는 벌써 작년 한 해 동안의 규모를 넘어섰다. 캠코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취약가계 부실채권 등을 사들여 금융시장 건전성 제고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금리·고물가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제2금융 이용자들이 늘었다는 얘기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으로부터 인수한 무담보채권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무담보채권은 금융사에서 담보 없이 신용 등으로 내어준 대출을 의미한다.

지난 8월 말 기준 캠코가 올해 저축은행권으로부터 사들인 무담보 채권액은 2786억원을 기록했다. 무담보채권액은 2020년 430억원에서 2021년 670억원, 작년 2018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8월까지 집계된 규모(2786억원)는 벌써 작년 인수액을 뛰어넘었다.

수년 내 최고액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여타 업권까지 포함한 전체 무담보 채권 인수 규모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1년 폭증했다가 이후 안정세를 보였다.

제1금융권과 공공기관(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등과 저축은행을 포함한 캠코의 전체 무담보채권 매입액은 2021년 5조원대에서 작년 2조777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중 보험업, 여신전문업, 상호금융업, 대부업권으로부터 사들인 무담보채권액은 2020년 2400만원대에서 2021년 3조3165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가, 작년 4940억원, 올들어 8월까지 1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제2금융권의 지표가 유독 늘어난 데 대해 일각에서는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가 많은 제2금융권 이용자의 부실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저축은행 79곳의 연체율은 5.33%를 기록, 작년 말(3.41%) 대비 1.92%포인트 상승했다.양정숙 의원은 "저축은행권 및 보험업, 여신전문업, 상호금융업, 대부업권에서 발생하는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층의 경제 상황은 벼랑 끝에 몰려있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희망대로 곧 경제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서민층 기반이 다 무너진 뒤에는 무슨 소용이겠느냐"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전했다.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