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 출신 궁사‧재벌가 며느리가 태극마크…항저우 달군 스타들[항저우 결산]
고개숙인 선수들도…'비매너 논란' 권순우·세리머니로 금 놓친 정철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5년을 기다린 아시아인들의 축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여느 대회와 다름없이 이번에도 한국은 안세영(삼성생명·배드민턴), 황선우, 김우민(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이상 수영), 임시현(한국체대·양궁) 등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의 등장에 환호했다.
뿐만 아니라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양궁), 김혜영(브리지), 문강호(스케이트보드), 우희준(카바디) 등 다양한 이력을 갖춘 선수들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반면 테니스의 권순우(당진시청)와 롤러스케이팅의 정철원(안동시청)은 순간 그릇된 행동으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적으로 강한 한국 양궁에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등장해 이목을 사로 잡았다. 바로 양궁 컴파운드의 주재훈이 그 주인공이다.
주재훈은 항저우 대회에 출전한 16명의 태극 궁사 중 유일하게 동호인 출신 대표 선수로 대회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그는 대학생 시절 활의 매력에 빠져 취미로 양궁을 즐겼다. 동호인 대회에서 월등한 기량을 발휘한 주재훈은 조금씩 태극마크를 꿈꿨고, 다섯 차례 도전 끝에 기어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경찰로 재직 중인 주재훈은 매일 퇴근 후 2~3시간씩 활을 쏘며 단련했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진천 선수촌에 입촌할 때는 회사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회사에 1년 휴직을 신청했고, 대회를 준비했다.
그의 땀방울은 결실로 이어졌다. 주재훈은 남자 예선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면서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에 모두 출전하게 됐다.
이후 주재훈은 소채원(모비스)과 나선 혼성전과 김종호(현대제철), 양재원(상무)과 출전한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에서도 비록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준결승까지 오르며 성공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e스포츠 첫 금메달리스트 김관우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김관우(닉네임 리자드)는 스트리트 파이터V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 e스포츠 종목에서 처음으로 한국 선수단에 금메달을 안겼다.
김관우는 1979년생으로 e스포츠 국가대표 중 최고령(44세)이다. 30년 넘게 스트리트 파이터를 해온 김관우는 직장과 게임을 병행했지만 3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프로게이머로 전향했다. 국가대표 선발 후에는 하루 13시간씩 훈련을 해 결국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올랐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브리지에 출전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며느리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부인인 김혜영 한국브리지협회 부회장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2010년을 전후로 브리지에 입문한 김혜영은 매년 자선 모금을 위한 브리지 대회를 열고 그 수익을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엔 혼성 브리지에 출전하며 새로운 경험을 했다.
여자 카바디 대표팀의 우희준은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AFP통신은 우희준을 '한국의 뷰티퀸(미인)'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많은 관심을 받고 생애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 나선 우희준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하면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5위)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두 번째 도전을 마쳤다.
초등학교 출신으로 한국을 대표한 만 12세의 김사랑(체스), 문강호의 당찬 도전에는 박수가 이어졌다. 특히 문강호는 개회식에서 3대3 농구에 출전한 이원석의 목말을 타고 입장하는 등 형, 누나들과 대회를 즐기는 모습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팬들을 미소 짓게 한 선수들과 반대로 고개를 숙이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 선수들도 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스타 권순우는 단식 2회전에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에게 패배한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이 들고 있던 라켓을 수차례 바닥에 내리쳤다. 이어 자신에게 악수를 건네는 삼레즈를 무시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논란이 발생한 다음날 권순우는 직접 선수를 찾아가 사과했고 자신의 행동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자필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 선수단도 고개를 숙이며 "대회 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해다.
경솔한 행동으로 금메달을 놓친 정철원도 아쉬움을 삼켰다.
롤러스케이팅 남자 3000m 결승에 출전한 정철원은 마지막 주자로 나섰는데, 금메달을 예감하고 결승선 앞에서 두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 사이 뒤에 있던 대만 선수가 왼발을 내밀어 결승선을 통과, 한국을 밀어내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정철원은 "내 실수가 너무 크다"면서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경솔한 행동이다. 함께 경기를 했던 선수들과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행동에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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