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속았다? 일부러 샀다?…짝퉁 폭발적으로 늘린 '알리' 막을 방법은

김민우 기자, 정인지 기자 2023. 10.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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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알리發 짝퉁의 습격(下)
[편집자주]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의 공습이 거세다.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한 직접 구매(직구) 규모는 올 상반기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2조원 돌파는 시간 문제다. 중국 직구의 급증 이면엔 짝퉁의 유통 문제가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짝퉁'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짝퉁이 국내에 반입된 이후 적발하는 것 뿐이다. 알리발 짝퉁 유통 실태를 짚어보고 우리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봤다.
알리익스프레스 상륙 후 중국발 짝퉁 6배 늘었다

지난 5년간 지식재산권 침해상품(이하 짝퉁)의 국내 반입적발 건수가 6배 이상 늘었다. 그중 99.7%가 중국에서 국내로 들여오다 통관과정에서 적발됐다.

9일 머니투데이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특송화물 목록통관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상품으로 적발된 건수는 6만2326건이다.

짝퉁 적발건수는 2018년 1만403건에서 2019년 1만3742건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0년 4만4742건으로 급격히 늘었고 2021년 다시 3만4624건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8월까지 적발된 건수만 이미 4만1343건으로 이 추세라면 올해 10만건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목록통관은 송수하인 성명, 전화번호, 주소, 물품명, 가격, 중량이 기재된 송장만으로 통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명품과 같이 짝퉁이 많은 주요 상품을 제외한 상품들은 실질적으로 적발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로 국내로 들어오는 짝퉁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적발된 짝퉁의 99.7%는 중국에서 반입됐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한 직접 구매(직구)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중국발 짝퉁의 국내 반입이 크게 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까지만 해도 중국 비중은 94.9% 수준이었다. 미국과 유럽 등 기타 국가에서 반입되는 비중도 약 5.1% 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실상 국내로 반입하다 적발되는 짝퉁의 대부분이 중국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발 건수로 봐도 2018년 9876건이었던 중국발 짝퉁 적발건수는 지난해 6만2132건까지 늘어난다. 5년 새 6배 이상 늘었다.

중국발 짝퉁의 급격히 늘기 시작한 2018년은 시가총액 300조원에 이르는 중국 유통 공룡 알리바바의 직구 계열사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2017년까지 1000억~2000억원 수준을 오르내리던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 직구액이 2018년 508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관세 당국은 중국 직구의 절반 이상은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오픈마켓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중국 직구액도 늘고 짝퉁 반입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유 의원은 "국내 소비자들의 온라인 해외 직구가 활성화됨에 따라, 지재권 침해 물품 적발량도 매년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알리 등 중국 직구 사이트에서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가짜 제품을 진품처럼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재권 침해 물품이 통관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국내로 유입되는 사례까지 발생함에 따라 짝퉁을 진품으로 오인해 구매한 선량한 소비자들은 물론 국내외 기업들의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관세청은 국외를 포함한 오픈마켓 규정 수입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국경단계에서 짝퉁을 철저히 단속하는 등 지재권 침해행위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리기 전에 막는다"...네이버 '짝퉁 플랫폼' 오명 벗은 비결은
네이버 쇼핑 화면 갈무리.

국내 e커머스 기업들도 처음부터 짝퉁을 걸러내는 기술을 갖췄던 것은 아니다. 짝퉁이 꾸준히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면서 대책을 마련한 덕분이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B2C(기업과 개인 간) 사업인 만큼 기업의 신뢰도와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9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가품신고 건수는 4년 전인 2018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네이버는 상시 모니터링, 브랜드 협업,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 월간 약 800개의 쇼핑몰을 차단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짝퉁 판매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넘어오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유럽연합(EU)이 동대문 관광특구와 함께 네이버를 '위조 및 불법복제 감시 리스트'에 포함할 정도였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에 따르면 2017년에 12개 유럽 기업들이 네이버에 통보한 위조품 통지 및 삭제요청은 5만여건에 달한다. 네이버는 위조품 모니터링 전담부서를 만들고, 상표권자와 협력하면서 2020년 감시 리스트에서 해제됐다.

네이버는 짝퉁을 판매하는 셀러를 퇴출하는 한편, 짝퉁을 사전에 거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상품명 내 특정 키워드가 포함되거나 판매자의 가입 기간·국적·카테고리별 특성·가격·구매자 리뷰 등을 바탕으로 분석해 위조품으로 의심되면 자동으로 삭제되거나 미노출된다. 올해부터는 위조 상품으로 의심되는 경우 네이버는 권리사나 기관 등과 협력해 감정을 진행한다. 감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네이버쇼핑에서 노출되지 않는다.

브랜드와의 협업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말본, 파리게이츠 등 골프 브랜드와 함께 200만건의 상품이 판매되지 않도록 사전 조치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는 다이슨과 가품 대응 협업 결과 약 2만건의 상품을 차단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감시 리스트로 EU에서 유의미한 제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소비자들이 짝퉁 걱정 없이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플랫폼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네이버와 온라인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쿠팡의 경우 AI(인공지능)로 상품 가격, 이미지 분석 등을 통해 짝퉁 가능성이 있는 상품들을 골라낸다. 해외 셀러도 전담 인력의 심사를 통과해야 입점이 가능하다. 지난해 7월부터는 원칙적으로 중국 업체의 자체 배송을 허용하지 않고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반드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신뢰도가 높아지면 자체 배송이 허용된다.

최근 해외직구를 키우고 있는 티몬도 해외 상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사전에 판매하려는 상품과 셀러의 업력 등을 살펴본 뒤 가입을 승인한다. MD(상품기획자)가 셀러와 협의해 판매하는 기획 상품의 경우 상품 수출입이 정상적인지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인보이스'와 정식 판매 권한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용도인 '수권서'를 확인 중이다.

11번가는 2010년부터 업계 최초로 짝퉁 의심 제품을 11번가가 직접 구매해 위조 여부를 감정받는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 모니터링은 물론 저작권, 부정거래 등을 제보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보호센터, 안전거래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협력 브랜드 제품이 11번가를 통한 감정 의뢰 결과 짝퉁으로 확인되면 주문금액의 110%를 보상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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