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내년에도 '수주 둔화'…중국, 친환경 선박도 바짝 추격

나은수 2023. 10. 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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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월 선박 발주량 전년 대비 23%↓
"중국, 친환경 선박 수주 꾸준히 늘 것"
/그래픽=비즈워치

올해 글로벌 조선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년간 계속된 수주 잭팟으로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다. 수주 둔화 현상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향후 3~4년 치 일감이 쌓여 있기 때문에 수주 둔화 현상이 국내 조선업계에 미칠 영향은 미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그간 국내 조선사들의 강점이었던 대형 LNG선 분야에서 중국의 건조가 앞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주 둔화, 우려 수준 아냐"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 세계 누계 수주는 3014만CGT(1196척)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이 기간 한국의 누계 수주는 전년 대비 46% 감소한 743만CGT(168척)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점유율은 25%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주 감소가 당장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 둔화의 원인이 지난 2년 여간 계속된 수주 잭팟의 기저 효과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선임애널리스트는 "(올해 수주량은) 2018~2022년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며 "지난 2년 간(2021~2022년) 워낙 대규모 수주가 이뤄져 절대적인 감소폭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둔화 현상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가 추정한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2024년 예상 수주량은 1100만CGT다. 이는 올해 예상 수주치(1200만CGT)대비 8% 감소한 수치다. 

수주 둔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조선 3사의 주력 선종인 컨테이너선의 수주 감소가 예상돼서다. 최근 운임료가 크게 하락하면서 선주들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크게 줄었다. 2~3년 전 선박 발주가 몰린 LNG(액화천연가)선에서도 기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선임애널리스트는 "2021~2022년 대규모 수주로 감소폭이 큰 상황에서 해운운임료까지 크게 하락하면서 시황 회복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컨테이너선 발주는 교체 수요 위주로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본다"면서 "LNG선은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대규모 발주로 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양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꽉 잡고있던 친환경 선박…매서운 중국 추격

국내 조선사들의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기술력이 한 단계 뒤떨어졌다고 평가받던 중국 조선사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면 선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은 여전히 국내 조선사가 우위"라면서도 "다만 최근 중국도 친환경 관련 선박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도 맞다"이라고 말했다. 

건조 척수를 기준으로 한 친환경 선박 수주 잔고 점유율에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선 상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의 LNG추진선(LNG+컨테이너선) 수주 잔고 점유율(9월 기준)은 59%다. 이 기간 메탄올 추진선(메탄올+컨테이너선) 분야에서는 중국 조선소가 3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그 비중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척수로 치면 중국이 앞서있는 게 맞다"면서 "국내 조선사는 대형 선박 위주로 발주하는 반면 중국 조선사는 중형 선박도 건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선박 기준으로 하면 국내 조선사가 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선임애널리스트는 "국내 조선사가 메탄올, 암모니아 추진선을 선점했지만 그 이후 중국도 선박 수주 실적을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며 "LNG선도 중국의 수주 실적이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 경쟁력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3분기 국내 조선 3사 모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각각 2841억원, 616억원이다. 한화오션도 올해 3분기 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1개 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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