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와·에누리에 AI가 투입되면 벌어질 일? “고객 만족 게임 체인저”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3. 10. 1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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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커넥트웨이브 CEO
“푹신푹신 콤팩트한 백팩”
입력하면 꼭맞는 제품 등장
AI로 추천·검색·제작 자동화
“다나와 에누리 등 시너지 노려”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CEO
“인공지능 도입과 플랫폼과 시너지 확대로 고객의 가치를 더욱 높이겠습니다.”

커넥트웨이브(대표 이건수)가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처음으로 ‘프라이빗 거대언어모델(Private Large Language Model)’을 도입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커넥트웨이브는 귀에 익는 이름은 아니지만, 다나와 에누리는 누구나 들어본 이름이다. 커넥트웨이브는 다나와·에누리와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크로스보더 플랫폼인 몰테일, 이커머스 솔루션인 메이크샵, 플레이오토, 링크프라이스 등을 운영하는 정보통신(IT) 기업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GMV)만 12조4000억원, 영업수익은 4526억원에 달할 정도다. 이러한 커넥트웨이브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임 100일을 앞두고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대표를 매일경제 미라클아이가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만났다.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개발자로 나선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8년에는 그루터기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2008년에는 네이버 광고 상품기획 리더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네이버 글레이스(Glace) CIC 대표로 활동했고 올해 커넥트웨이브에 합류했다. 그의 첫 직장은 아스텍 시스템이다. 이 대표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정보처리기사를 획득한 뒤 방위산업체인 아스텍 시스템에서 근무했다”면서 “처음 투입됐을 때 고생이 많았다. 밤마다 따로 공부도 해야 했고, 납기를 맞추기 위해 밤을 많이 지새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경영학도가 프로그래머로 나선 것이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직접 만든 것이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루터기 창업해 그룹웨어 개발
대학 동기 상당수는 유명 금융사 파트너로 성장했지만, 그는 “원래부터 개발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방위산업체를 마치고 창업에 나선 것은 1998년이다. 지인들과 함께 그루터기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개발 및 기획 담당을 하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었다. 그루터기는 그룹웨어 제품을 제작하는 회사로, 네이버웍스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당시 B2B 영역에서 스타트업 운영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은 회사들을 대상으로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었지만, 시장은 클라우드 환경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기업을 청산하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이 대표는 “코파운더 5명 모두 제 갈 길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대표가 매일경제 미라클아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후 선택한 것은 네이버행이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을 상대로 급여를 줄 필요가 없어져 개인적으로 가벼워졌다”며 “당시에는 큰 회사에서 근무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에서는 광고, 특히 검색 광고 플랫폼을 담당했다. 그는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파워링크 광고나, 과금 프로세스 등을 주로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에는 임원으로 승진했다. 2015년부터는 네이버 지도와 연계해 가게·업체의 상세정보를 검색하고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인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예약 사업을 총괄했다. 그는 “네이버 플레이스를 새롭게 시작하는 과정에서 지도와 지역 서비스 개선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훗날 이 조직은 네이버의 CIC(Company-In-Company) 중 하나인 ‘글레이스(Glace) CIC’로 거듭난다. 글레이스는 글로벌(Global)과 플레이스(Place)의 약자로 오프라인 가게들을 온라인과 연결해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로 키우고, 이들의 세계 진출을 돕겠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곳이다. CIC는 컴파니 인 컴파니의 약자로 성장 여부에 따라 분사 수순을 밟는다. 이 대표는 2018년 글레이스 CIC 대표로 승진한다. 핵심 성과 지표(KPI)로 매출, 사용자 수, 체류 시간 등을 잡고 조직을 육성했다. 그 결과 사용자 규모는 3~4배로 성장했다.

연간 거래액(GMV)만 12조4000억원
올해 그는 커넥트웨이브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20년 이상 IT 업계 경험을 토대로, 커넥트웨이브에서 회사의 미래를 그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서비스 변화를 주도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뚜렷하다. 이 대표는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경험을 예로 들며 “영수증 OCR 기반의 리뷰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에 자신이 있다는 메시지다.

“상품 선택에 있어 사용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상품이 최저가인가?’ ‘어디서 구매해야 할까?’라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 도입을 결정한 것입니다.” 특히 그는 “커넥트웨이브는 사용자의 불편한 점을 해결하는 것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이 특히 대형 고가 물품 구매에서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대형 물품 구매 시, 사용자들은 배송 속도보다는 가격과 다양한 선택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목적은 대규모언어모델 (LLM·Large Language Model) 개발이 아닌, 서비스 도입에 있다. 예를 들어, “푹신푹신하고 콤팩트한 백팩” 같은 내용을 입력할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백팩을 인공지능이 찾아주는 방식이다. 그는 “내년 4월에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조직 내에서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인공지능 기술 도입을 통한 매출 증가를 중장기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은 상품에 대한 긍정적 및 부정적 리뷰를 분석하고, 상품 담당자나 MD에게 요약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토대로 상품 개선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커넥트웨이브의 강점과 인공지능이 결합하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넥트웨이브 플랫폼의 고객 가치 흐름도
아울러 메이크샵, 다나와, 에누리, 플레이오토, 몰테일 등 다양한 플랫폼들의 시너지를 끌어내는 것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각 플랫폼은 연합군처럼 각자의 역할을 해왔지만, 더 큰 시너지를 위해 통합적인 연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커넥트웨이브의 뜻이 ‘연결’과 ‘파도’인 것처럼 향후 플랫폼 전체가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들 플랫폼 전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만 2000만명이 된다. 그는 매주 서비스, 광고, 기술, 디자인 4개 부문 시너지 회의를 연다. 이 대표는 “서로 다른 시스템과 서비스 간의 연계와 공통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 플랫폼 전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만 2000만명이 된다. 가격 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와 에누리 외에도 커넥트웨이브는 막강한 도구를 갖고 있다. 메이크샵은 판매자들을 위한 자사몰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며, 플레이오토는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 채널로 상품 배포와 주문 정보 관리 기능을 지원한다. 또 링크 프라이스는 판매자들의 상품 홍보를 지원한다. 이를 유기적으로 연동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커넥트웨이브의 비전을 고객 가치에서 찾았다. 그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 항상 제 생각의 중심에 있다”면서 “정도를 걷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며 “때로는 어려울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고객 가치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떠올리며 의사 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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