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글이 미래다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2023. 10. 10.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년 제577돌 한글날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한글날 경축행사를 서울을 떠나 처음으로 세종특별자치시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12년 전 행복도시 건설청장 시절 세종시의 도로, 학교, 교량 등을 순 우리말(가람로, 학나래교 등)로 지었던 필자로서는 한글날 행사를 세종시에서 개최하면서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는 한글과 한국어라는 우리의 언어체계를 진지하게 되돌아보며 그 장대한 미래를 꿈꾸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금년 제577돌 한글날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한글날 경축행사를 서울을 떠나 처음으로 세종특별자치시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12년 전 행복도시 건설청장 시절 세종시의 도로, 학교, 교량 등을 순 우리말(가람로, 학나래교 등)로 지었던 필자로서는 한글날 행사를 세종시에서 개최하면서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었다.

작고한 일본의 석학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郞)는 '한국인은 한글의 독창성을 크게 자랑하고 있지만, 한글의 위대성은 당시 세종대왕과 조선의 석학들이 세계의 문자체계를 이해한 바탕 위에서 만든 문자의 보편성에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 기억 난다. 한글은 성삼문과 신숙주 등 당시의 수재들이 몽고의 파스파문자, 인도의 산스크리트문자, 굽타문자, 일본의 가나문자까지 현지에서 연구하고 집대성한 문자라는 것이었다

지금 한글은 한국어와 함께 급속도로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한국어 학습인구는 전 세계 언어 중 7위라고 한다. 해외 젊은이들의 한국어 열풍은 가히 한국인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강대국의 증좌가 그 나라 언어의 확산을 통해 입증되는 것이라면 한국은 7위 정도의 강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리라 본다.

각국이 전성기를 맞이할 때 최고 지도자는 언어정책으로 그 나라의 위명을 키웠었다. 영국의 극성기 빅토리아 여왕 시절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고, 로마는 로마문자로 역사를 점령하였다. 생각은 언어로 한다는 말이 있다. 영어는 지금 세계인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한글과 한국어라는 우리의 언어체계를 진지하게 되돌아보며 그 장대한 미래를 꿈꾸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외국인들이 정확하고 아름다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원리와 문법체계를 다시 정비해야 하고, 외국인이 말과 함께 문화를 접하는 교류의 장도 마련되어야 하며, 해외에 한글과 한국어를 더욱 확산보급시키는 노력도 강해져야 한다. 점점 다문화국가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언어를 통해 국가통합을 이루어내며, 공통된 문화적 가치는 언어를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은 때늦은 감조차 들고 있다.

한글과 한국어는 이제 한국인의 것만이 아닌 세계인이 사랑하는 문자와 언어인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가다듬어야 한다. 한글사관학교 같은 한국어 문법, 어법 등의 체계적인 연구·연수원을 설립하여 해외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고, 미국 대통령같이 초등학생에게 맞춤법 대회(Spelling bee)를 열어 대통령이 직접 시상 하는 행사를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격조 있고 아름다운 우리 말을 사랑하게 해야 할 것이다. 괴테문화원처럼 해외에 세종학당을 더욱 활성화시켜 한국 문학과 문학가를 소개하여 노벨 문학상의 사다리를 놓는 비전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24년 전 세워진 미국 미네소타주의 콘코디아 언어마을(Concordia Language Villages)에서 한국어 마을인 '숲속의 호수'는 최근 입학이 BTS 티켓 구입만큼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인데, 이러한 한국어 마을을 세종시에 조성하는 것은 나의 꿈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한반도에 가두어졌던 5,000년 민족의 언어문화를 이제는 한반도의 지평을 넘어 세계의 하늘로 비상시켜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580년 전,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한 이래 한글은 이제 세계의 미래가 되어가고 있다.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