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은행채 순발행·고금리 상품 만기…'삼중고'에 대출금리 뛴다

김정현 기자 2023. 10.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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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가 연 4.8%를 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수신 경쟁을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을 풀어줬지만, 은행들이 지난해 유치한 116조원 규모의 정기예금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고금리 예금 상품들을 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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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준거 금리인 은행채 금리 4.7%대…올해 최고 수준
당국, 은행채 발행 제한 풀어줬지만 수신 경쟁 조짐 여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연 4.8%를 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예금 금리도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순발행 기조로 돌아선 은행채 금리도 상승하고 있어 대출금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수익률(금리)는 지난 4일 올해 들어 최고치인 4.795%를 기록했다. 다음날인 지난 5일에는 4.751%로 44bp 하락했지만, 연중 최고 수준인 4.7%대를 유지했다.

은행채 금리가 이처럼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 영향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며 4.8%를 넘어섰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과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준거 금리로 활용된다. 은행채 금리 인상은 주담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인 5.25~5.5%로 동결했다. 특히 연준은 내년 금리를 3개월 전보다 0.5%포인트(p) 높게 전망하면서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훨씬 더 긴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당국 '수신 경쟁'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까지 폐지 더군다나 은행채는 최근 발행량도 늘고 있는 추세다. 통상 은행채 발행량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게 된다.

올해 상반기 순상환 기조가 유지되던 은행채는 지난 8월부터 발행 물량이 상환 물량을 앞지르며 순발행 기조로 돌아섰다. 8월에는 3조7794억원이, 9월에는 4조6800억원이 순발행됐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최근 4분기부터 그간 '만기 물량의 125%'로 제한됐던 은행채 발행 한도 폐지까지 결정했다. 과열된 은행권의 수신경쟁을 잠재우기 위해 자금조달 통로를 열어준 것이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출시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다가와 최근 금융권에서 은행 수신 경쟁에 따른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 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17~7.12%대를 기록해 약 9개월만에 주담대 상단이 7%대로 올라섰다.

문제는 은행채 발행이 늘어도 예금 금리 오름세도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 2023.6.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아랑곳 않는 예금 금리…주요 정기예금 4%대로

문제는 은행채 발행 한도가 해제되면서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예금 금리 오름세도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는 연 4.00~4.05%를 기록했다. 연 3.65∼3.70% 수준이었던 지난달 대비 0.35%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수신 경쟁을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을 풀어줬지만, 은행들이 지난해 유치한 116조원 규모의 정기예금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고금리 예금 상품들을 출시한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 한도 규제가 풀리긴 했지만 지난해 출시한 예적금 상품의 이탈을 당장 막으려면 상품을 출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외·대내 상황이 겹쳐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면 대출 금리는 향후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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