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금동 대향로에서 K-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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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흔적을 찾아서 서울행 새벽 버스로 쉼 없이 달려 한성 백제 박물관에 이른다.
박물관을 둘러보는 순간 주연 벤스틸러가 열연한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를 연상하듯 한성 백제 사람들이 다시 꿈틀거린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한강의 퇴적으로 한성 백제 시대를 뒤덮는다.
세월은 다시 흘러 고구려 남진 정책으로 장수왕이 군사를 이끌고 한성 백제를 치자 백제 개로왕은 신라 지원군을 급히 요청하지만, 한강 건너편 아차산에서 처참한 최후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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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흔적을 찾아서 서울행 새벽 버스로 쉼 없이 달려 한성 백제 박물관에 이른다. 여전히 태양 정열은 서울의 거리를 뿌리고 있다. 눈도장 찍듯 기념사진을 찍은 후 아직도 여전한 더위를 피해 줄행랑치듯 박물관 안으로 들어간다. 박물관을 둘러보는 순간 주연 벤스틸러가 열연한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를 연상하듯 한성 백제 사람들이 다시 꿈틀거린다.
여느 날처럼 몽촌토성 밖 사냥터로 나선 백제 남정네들. 바구니 허리춤에 차고 토성에 오른 아낙들 지난밤 남편 흉보기 바쁘다. 어제저녁 못내 아쉬운 사랑을 솔부엉이는 아는 듯 눈망울만 굴린다. 길거리 지나친 이웃들 틈새로 술래잡기 돌 치기 하는 아이들은 돌아올 줄 모르는데, 뒷산에 도토리 줍는 아낙들 허리 아픈 줄 모르고 허기진 아이들 생각뿐이다. 움집에 솥 걸어 놓고 물은 끓어오르는데 남정네 그물질은 연거푸 헛손질이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한강의 퇴적으로 한성 백제 시대를 뒤덮는다.
그들은 할 말이 많았다. 먼저 13대 근초고왕이 나선다. "당시 백제야말로 대외적으로 일본, 중국 양나라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과 주도적인 정치 외교를 펼쳤으며 군사적으로도 고구려 평양성을 점령할 정도로 강성대국이다. 심지어 황해도 일대를 놓고 고구려와 패권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세월은 다시 흘러 고구려 남진 정책으로 장수왕이 군사를 이끌고 한성 백제를 치자 백제 개로왕은 신라 지원군을 급히 요청하지만, 한강 건너편 아차산에서 처참한 최후를 맞는다. 한성 백제 시대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개로왕은 당시 상황이 괴로운 듯 말문을 닫는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개로왕의 동생 문주왕은 패잔병들과 남은 백성들을 이끌고 웅진(공주)으로 천도하여 위대한 군주, 무령왕 시대를 연다. 무령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다. "근초고왕의 업적 못지않게 백제 군주로서 분골쇄신하였으며, 제2의 태평성대 웅진 시대를 열었다. 사후 역사적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도 왕릉을 조성할 때 신경을 썼으며, 오천점 이상 각종 장식품을 넣었다."
한성 백제는 막을 내리는 역사가 아니라 새로운 웅진 시대에 이어 사비 시대를 통해 찬란한 백제문화의 결정체 '백제 금동 대향로'를 잉태한다. 대 향로는 사비 시대 위덕왕이 부왕인 성왕의 연화화생을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찬란했던 백제문화를 웅변으로 보여준다.
백제인들은 불교문화와 천자문, 논어 등 서책을 일본에 전수하는 등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문화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한다. 요즘 세계사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팝 문화 역시 백제인 DNA가 한몫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공주와 부여 그리고 충남에서는 "대백제, 세계를 통(通)하다"라는 주제로 '2023 대백제전'이 한창이다. 백제의 위대한 군주, 무령왕을 비롯한 역사 속 백제인들도 자랑스럽게 여길 행사이다. 김병모 전 고려대학교 겸임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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