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의 10년 투자 결실…이연수 NLP센터장 "AI, 게임부터 전 산업군에 적용"

박소은 기자 2023. 10.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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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연수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
게임에서 전 산업군까지 적용 분야 확장
이연수 엔씨소프트 NLP센터장이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NC소프트 R&D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3.10.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엔씨소프트(036570)(NC·엔씨)가 인공지능(AI) 10년 투자의 결실을 거둔다. 김택진 대표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OO)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 지지로 시작된 AI 조직과 기술들이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연수 엔씨 NLP(자연어 처리) 센터장은 엔씨 AI 조직의 성장기와 함께했다. 2011년 처음 꾸려진 AI 테스크포스(TF) 팀이 AI 전문 연구 인력 300여명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연수 엔씨 NLP 센터장은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 R&D센터에서 <뉴스1>과 만나 그간 엔씨가 AI를 구성하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고 산업 현장에 적용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엔씨는 게임 분야에 적용될 AI 개발을 위해 게임 내 데이터와 채팅 로그를 수집하고 기술을 고도화했다.

2021년에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사의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 '퍼플(PURPLE)'에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대만 유저에게 게임 채팅 내 한국어·중국어·영어를, 일본 유저에게는 일본어·한국어·영어를 즉각 번역해 제공했다.

이연수 센터장은 "엔씨가 주로 서비스하는 게임은 MMORPG기 때문에 커뮤니티, 혈맹(길드)이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들 간 인터렉션을 통해 전쟁과 협력이 발생한다"며 "글로벌 유저들이 한꺼번에 소통할 수 있도록, 게임 내에 자체 AI 엔진을 통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 건 최초"라고 말했다.

게임 영역에 집중해왔던 AI 기술들을 타 산업 분야로도 확장한다. 이를 위해 올해 3월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GDC 2023에서 김택진 COO를 디지털 휴먼으로 구현해 소개했다.

엔씨소프트가 3월 GDC 2023에서 공개한 디지털 휴먼의 모습. 김택진 대표의 모습을 본땄다. (엔씨소프트 제공)

'디지털 휴먼'은 엔씨 기술의 집약체다. 단순히 가상 인간·NPC를 제작한 게 아니다.

음성 속 정보와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스피치 AI 기술, 대사나 목소리에 적합한 얼굴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보이스 투 페이스(Voice-to-Face)' 기술, 실시간 인터렉션(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캐릭터 특성 기반 지능적 대화를 할 수 있는 NLP 기술이 담겼다.

이연수 센터장은 "디지털 휴먼 자체만으로도 기술적인 지점이 높다. 디지털 휴먼을 구성하는 기술 하나하나를 다른 분야에 붙이면 또 다른 산업이 된다"며 "디지털 휴먼에서 '음성 기술'만 빼 활용하면 TTS 분야에, '캐릭터 생성 기술'만 빼 적용하면 로봇과 결합해 다양한 산업 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바르코(VARCO) LLM'을 먼저 선보였다. 게임 시나리오와 이미지, 가상 인간 형성 등 게임 개발에 특화된 중소형 LLM이다.

이 센터장은 "대부분의 회사는 AI를 도입하겠다고 갑자기 IT 예산을 두 배, 세 배로 책정하진 않는다"며 "고객사가 가능한 비용 내에서 가장 좋은 모델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바르코 서비스를 모아놓은 '바르코 스튜디오' 중 '바르코 아트'는 사내 오픈을 준비 중이다. 바르코 설명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이미지를 생성하는 서비스다.

최근 사내 FGT(Focus Group Test·소수 그룹 대상 테스트)를 진행했고, 올해 안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게임 시나리오·퀘스트·대사 등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는 '바르코 텍스트'와 디지털 휴먼 생성 및 편집을 지원하는 '바르코 휴먼' 또한 개발 중이고, 그 외의 바르코 라인업도 대기 중이다.

이연수 엔씨소프트 NLP센터장이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NC소프트 R&D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0.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산업에서 AI가 적용되기 위해선 정체성에 맞게 일관된 대답을 도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로 설정된 NPC가 '어제 저녁 뭐 먹었어?'라는 질문에 '갈비'라고 대답하면 정체성이 무너진다.

이 센터장은 "언어 모델이 특정한 콘셉에 맞게 행동하도록 제어 가능해야 하는 게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언어 모델에 적용된 프롬프트가 사용자 의도에 맞게 다이나믹하게 계속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엔씨는 해당 내용을 담은 논문을 최근 국제 AI 학회에 투고했다.

이 센터장은 "챗봇은 답변을 정확하게 해야하고, 음성 모델에선 사람처럼 이야기해야하고, 인식 분야에선 사람처럼 맥락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각각의 기술들을 고도화하며 차별화된 기술을 갖게 될 것"이라며 "챗봇이나 디지털 휴먼이 갖고 있는 불쾌한 골짜기 문제를 넘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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