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애물단지’ 미분양 완판행진…분양가 오르자 “생각보다 싼데?”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3. 10. 10.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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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논란’ 포레나 미아
7.3:1 경쟁률에도 절반만 계약
18개월만에 미계약분 한자릿수
“물가 상승에 분양가도 오름세”
한화 포레나 미아 주경조감도 [사진 = 한화건설]
원자잿값 상승 영향으로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장기 미분양 물량이 차츰 해소될 기미를 보인다. 인허가와 착공 물량 감소로 신규 주택 희소성이 더 높아질 거란 기대감에 미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다만 분양 시장 온기가 수도권 등 중심지부터 살아나고는 있지만 악성 미분양은 아직 줄어드는 조짐이 없어 시장이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3월 분양을 실시한 뒤 최근까지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던 ‘한화 포레나 미아’가 분양을 마감했다. 한화 포레나 미아는 작년 4월 분양을 실시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일며 약 1년 6개월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 단지가 청약할 당시만 해도 서울 대다수 지역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지만 미아동은 규제지역에서 제외돼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1억500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도 2억~3억원 가량 높은 축에 속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4월 1순위 청약에서 7.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첨자의 절반가량만 계약했다. 이후 올해 8월까지도 50여 가구가 미분양인 상태로 남아있었지만 최근 계약자가 늘어나며 분양을 마감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남은 미계약분은 한 자릿수인데 이로써 시행사 보유분만 남은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이 단지의 미분양 물량이 최근 빠르게 줄어든 건 분양가 상승 영향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1년간 서울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318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4% 증가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을 실시한 단지들도 한화 포레나미아와 비교해 가격이 결코 낮지 않다. 서울 광진구의 롯데캐슬 이스트폴의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5억원에 달하고,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 전용 84㎡의 분양가는 최고 11억6800만원에 이른다.
분양가가 빠르게 상승해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아파트 물량의 가격 매력도가 높아지며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분양률이 90%까지 오른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공사 현장. [사진 출처 = 한신공영]
장기 미분양 해소는 서울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한신공영에 따르면 이 건설사가 자체 사업으로 진행하는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와 아산 한신더휴는 두 곳 모두 분양률이 90% 가까이 도달했다.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는 2021년 11월, 아산 한신더휴는 2022년 8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다. 하지만 분양이후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탓에 장기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우수한 입지와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두 사업장 모두 미분양 물량이 많이 줄어 완판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분양 물량이 점차 해소되며 HUG가 매월 공고하는 미분양관리지역도 이달 9곳으로 전달보다 2곳 줄었다. 미분양관리지역이 10곳 미만으로 줄어든 건 HUG가 지난 2월 이 제도를 개편한 뒤 약 8개월 만이다.

다만 악성 미분양에 해당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시장이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9392가구로 전월(9041가구) 대비 약 3.8% 증가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물가상승 등의 여파로 분양가가 급격히 상승하다 보니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단지의 가격 매력도가 높아지며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금리가 높은 만큼 분양 시장 회복 속도는 입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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