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지친 여행자를 위해…샌프란시스코 대표 액티비티만 모았다!
마지막 이메일을 전송하고 노트북을 접었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출장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나는 J형 여행자다.
Bleisure in San Francisco
세상에 바쁘지 않은 도시는 없겠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바쁜 도시다. 미서부 금융·상업·교육 도시의 중심이자 남쪽으로는 각종 스타트업 회사부터 미국에서 잘 나간다는 IT 기업들이 모여 있는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가 자리하고, 북쪽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에서는 365일 양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그 중심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는 더 크고, 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한 전 세계인들의 발걸음으로 언제나 분주하다. 그렇다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만 하고 돌아가는 건 아쉽지 않나? 하늘은 맑고 햇살은 이렇게나 따사로운데. 모든 업무를 마치고 이틀간 휴가를 냈다. 일과 휴가를 동시에 잡은, 블레저(Business+Leisure의 합성어)로서 샌프란시스코를 만난 이야기다.
●한 번에 돌아보는 샌프란시스코, 빅버스
빅버스는 식상하다고 생각했다. 굳이? 라는 물음표는 여행자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느낌표로 바뀐다. 여행자의 시간은 짧고 빠르게 흐른다. 시간도 부족하고 체력은 더 부족한 (더군다나 출장을 마친) 여행자에게 빅버스만큼 샌프란시스코를 효율적으로 여행하는 방법은 아마 찾기 어려울 것이다. 버스가 정차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리면 되는 시스템인데,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부터 피셔맨스 와프(Fisherman's Wharf), 시청, 골든게이트 공원은 물론 골든게이트 브릿지(금문교)까지 주요 스폿만 콕콕 지나가기 때문에 아쉬울 게 없다. 배차 간격도 15분으로 길지 않은 데다 빅버스 앱을 다운받으면 실시간으로 버스 위치를 확인할 수도 있다. 굳이(!) 어딘가에 내리지 않아도 된다. 개방형으로 된 2층 자리에 앉아 샌프란시스코의 따뜻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저 한 바퀴를 돌아도 좋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훌륭한 휴식이다. 몇 분 사이에 도시의 풍경이 휙휙 바뀐다.
▶J형 여행자의 Tip
빅버스 앱 또는 자유여행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티켓을 미리 구매해 두면 좋다. 탑승시 바우처를 제시하면 된다. 샌프란시스코 구석구석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라면 이 도시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기분이 든다. 참고로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짓궂다. 특히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한 경우가 많고, 골든게이트 브릿지 근처로는 바람이 센 편이다. 2층에 앉을 계획이라면 생각보다 두터운 옷을 챙겨 가길 권한다. 안개는 정오가 지나면서 걷히는 편이다.
●골든게이트 브릿지 건너기, 자전거 투어
샌프란시스코는 자전거의 도시다. 평일에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을, 주말에는 운동 삼아 라이딩에 나선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여행자들에게는 샌프란시스코를 도보보다 빠르게, 버스보다 한 템포 느리게 살펴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다운타운에서 출발해 골든게이트 브릿지를 건너 소살리토(Sausalito)까지 찍고 돌아오는 코스가 인기. 특히 바람을 가르며 골든게이트 브릿지를 건너는 시간은 너무 짜릿해 어지러울 정도다. 간혹 바닷바람에 휘청거리게 되는 순간도 있지만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은 제발 놓치지 않으면 좋겠다.
자전거는 자전거의 도시답게 곳곳에 위치한 자전거 렌탈숍에서 대여하면 된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 초보자들에게도 어렵지 않다. 돌아보면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현지인처럼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J형 여행자의 Tip
자전거는 반드시, 꼭 '전기' 자전거를 대여하길 바란다. 페달을 가볍게 굴려도, 심지어 페달을 굴리지 않아도 앞으로 쉽게 나아가는 자전거다.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도 일반 자전거로 언덕길을 오르긴 쉽지 않다. 언제나 아쉬운 체력을 아주 크게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살리토에 도착해 체력을 모두 잃었다면 페리를 타고 건너올 수 있으니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
●와인으로 시작해 와인으로 끝내는 하루, 와이너리 투어
샌프란시스코가 속한 캘리포니아주는 와인의 땅이다. 해안가를 따라 4,800여 개의 와이너리가 흐른다. 와인 숍에서 미국 와인을 아무거나 집어 들었을 때 그 와인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생산된 와인일 확률은 '매우 높음'일 정도다. 그중에서도 와인 생산지로 잘 알려진 곳은 나파 밸리(Napa Valley)와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인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1시간 거리로 가깝다. 그러니 와인 애호가에게는 절호의 기회. 마음에 드는 와이너리에 들러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서 만나기 어려운 소규모 와이너리의 와인을 시음해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가로질러 달리는 드라이브만으로도 속이 다 시원해질 것만 같다.
방법은 두 가지다. 렌터카를 이용해 원하는 와이너리를 다녀오거나, 반나절 혹은 하루 일정의 와이너리 투어 상품을 이용하거나. 다만 이번에는 렌터카를 이용해 다녀오는 방법은 포기했다. 운전대와 정신줄을 동시에 잡으려면 와인 테이스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마음껏 풍경을 즐기고 와인도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삼오오 모여 출발하는 와이너리 투어가 적절했다. 가뜩이나 할 일도 많은 블레저에겐 와인에 일가견이 있다는 전문가가 알아서 적절한 경로에, 적절한 와이너리까지 척척 안내하니 마음껏 마시고 즐기면 그만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한 투어는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에 있는 와이너리 3군데를 다녀오는 1일 일정. 이른 아침부터 와이너리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전 세계 다국적 여행객들이 버스에 모였다. 투어는 혼자 참여해도 괜찮다(여럿이면 더 즐겁다). 나파 밸리로 향하는 동안 투어 가이드가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고, 일단 와이너리에 도착하면 드넓은 풍경을 눈에 담느라 바쁘다. 아침부터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하나하나 마시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다. 괜찮다. 당신은 지금 캘리포니아에 있다는 증거다.
와이너리에서 입맛에 맞는 와인을 발견하면 한 병쯤은 구매하면 좋겠다.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와인이라는 희소성은 차치하더라도, 와인은 이상한 술이다. 누구와 함께 마시는지, 어떤 음식에 곁들이는지, 그날의 날씨와 온도, 분위기에 따라 이상하게도 맛이 바뀐다. 그러니 만약 어떤 와인을 마셔 보고 어떤 사람이나, 음식이 떠오른다면 꼭 집에 가져와 비교하는 거다. 여행을 다시 추억하는 꽤 낭만적인 방법이 된다.
▶J형 여행자의 Tip
마이리얼트립에서 다양한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투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행끼리 단독으로 프라이빗하게 다녀올 수도 있고, 소규모만 모집하는 투어는 물론 45인승 버스를 타고 단체로 다녀오는 투어도 여럿이다. 한국어 또는 영어로 진행되는 가이드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투어 외에도 빅버스, 자전거 투어, 시티 패스, 유심 카드 등 샌프란시스코 여행과 관련된 상품이 많다. 어플리케이션으로 한 번에 예약해 두면 일정을 관리하기도 손쉽다.
●샌프란시스코는 평일보다 주말,
호텔 닛코 샌프란시스코 Hotel Nikko San Francisco
팁 하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호텔의 요금은 주말에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평일을 중심으로 '일'로 방문하는 출장자들이 많은 도시라 그렇다(대신 평일 요금은 비싼 편이다). 업무를 끝내고 주말을 붙여 휴가를 즐기는 블레저에게 이처럼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도시가 또 있을까. 샌프란시스코에서 일과 휴가, 동시에 딱 맞는 호텔은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 근처에서 찾는 게 좋다. 일단 위치가 경쟁력이다. 시청부터 차이나타운, 금융지구와 가깝고 케이블카나 공항 철도를 타기에도 접근성이 높다.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을 비롯해 다양한 쇼핑 센터와 브랜드 매장, 식당, 마트와 커피숍 등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는 그야말로 '센터 오브 센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는 각종 투어 상품들이 대개 출발 지점으로 찍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호텔 닛코 샌프란시스코는 흠 잡을 데 없는 위치를 자랑한다. 유니온 스퀘어, 부딘 베이커리 카페(Boudin Bakery Cafe, 클램 차우더 스프로 유명한 카페다), 존스 그릴(John's Grill, 올해 115주년을 맞이한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 메이시스 백화점, 파웰역(Powell Station) 등 도보 5분 안에 닿을 수 있는 명소와 훌륭한 식당이 셀 수 없다. 그래서 호텔 근처의 거리는 밤에도 생동감이 넘친다. 낯선 도시에서 불빛은 왠지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호텔 닛코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투숙객들도 출장자인 경우가 많다. 이를 증명하는 홍보 영상이 하나 있다(호텔에서 만들었다). 깔끔한 정장에 구두를 신은 젊은 남자와 여자가 각각 호텔을 찾았다. 낮에는 각자 미팅과 회의, 프레젠테이션, 파티 등 일에 집중한다. 그리고 호텔에 돌아와서는 푹신한 침대에 누워 '꿀잠'을 자고 최적의 컨디션으로 일어나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며 철저한 자기관리를 보여 준다. 그러던 어느 날 호텔에 있는 반려견 덕분에 우연히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고 함께 식사도 하고 칵테일도 한 잔 마시다가 사랑에 빠졌다는… 대략 이런 스토리가 이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부가 남았다.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했고 아이들과 함께 호텔을 다시 찾아왔다. 출장자뿐만 아니라 연인, 가족, 어린 아이의 시선에도 최적화된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호텔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다. 객실 TV에서 반복 재생되고 있다.
부지런하게 운동을 하지 않아서인지, 반려견이 없어서인지, 기대했던(?) 사랑에 빠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조식은 열심히 챙겨 먹었는데). 하지만 압도적인 샌프란시스코의 시티뷰를 아침, 저녁으로 바라보며 잠시나마 작은 성공감에 취했고, 사각사각한 침구에 파묻혀 깊은 잠에 빠졌다가, 이른 아침 일어나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도시를 산책했다. 참고로 호텔 닛코 샌프란시스코는 반려견 친화적 호텔이다. 객실에 들어갈 때마다 호텔의 마스코트인 강아지 인형이 씨익 웃으며 반겨 준다. 샌프란시스코 도시만큼이나 사랑스러운 강아지 인형을 결국 입양해 올 가능성도 크다.
▶하루 두 번,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유나이티드항공
유나이티드항공은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매일 2회 운항하고 있다. 오전 11시35분 출발편과 오후 4시50분 출발편으로 나뉘어 있어 스케줄 선택의 폭이 다양한 편.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는 시간대도 오전이라 효율적인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 또 유나이티드항공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주름 좀 잡는 항공사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만 미국 내 국내선 42개, 국제선 32개 도시로 하루 241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프렌치 폴리네시아 등 유나이티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는 국제선도 여럿이다. 게다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미서부를 대표하는 허브 공항이다. 지리적으로 미주 지역은 물론 아시아 태평양을 잇는 관문으로 통한다. 그래서 유나이티드항공의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이용하면 샌프란시스코에서 단 한 번의 환승으로 미국·캐나다·멕시코 내 80개 도시로 연결이 가능하고, 미주 전역의 280개 이상의 도시로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을 가장 똑똑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애플리케이션에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애플리케이션 및 기술 개발에 크게 투자했다. 모바일 앱을 유나이티드항공의 여행 동반자로 삼고 여행 전과 여행 중, 여행 후까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예를 들어, 탑승 24시간 전 체크인부터 여권·비자 등록, 기내식 사전 주문, 비행 출·도착 시간 및 위치, 수하물 추적 등 비행에 필요한 다양한 '일'을 앱 하나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초고속 와이파이(Wi-Fi)가 강점이다. 국내선 또는 캐나다, 멕시코 등 단거리 노선의 경우 마일리지 플러스 회원은 8달러, 일반 회원은 10달러에 이용 가능한데 T-모바일 통신사를 이용하면 기내 와이파이가 무료다. 무료 와이파이는 초고속 인터넷은 아니지만 이메일이나 간단한 웹 브라우징, SNS, 메신저 등은 이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 미리 유심 카드를 구매해 교체하면 된다. '연결성'을 강조하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선심을 마음껏 누리면 좋겠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샌프란시스코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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