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국내 대리인, 페이퍼컴퍼니 의혹 여전"

김영식 "이용자 보호조치·자료 제출 거부…철퇴 내려야"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이용자 보호 의무를 회피하는 등 여전히 국내 대리인으로 지정된 곳이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국내에 설립된 법인·지사를 대리인으로 두도록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했지만, 의도적으로 법망을 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메타는 국내 광고·영업을 담당하는 '페이스북코리아'가 아닌 '메타커뮤니케이션에이전트'를 국내 대리인으로 지정했다.

등기상 대표이사가 페이스북코리아와 같은 메타커뮤니케이션에이전트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 공유오피스에 주소를 두고 있다.

김 의원은 메타커뮤니케이션에이전트가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해 서비스 안정 수단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의 조처를 하고, 관련 조치의 이행 현황 및 계획에 관한 자료를 매년 1월 말까지 제출하도록 규정한다.

김 의원은 과기정통부를 통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메타가 "세부적인 내용은 영업상 비밀에 해당해 제공하지 못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자료 제출을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메타커뮤니케이션에이전트에는 임직원 현황, 주소 등에 대한 자료를 두 차례 요청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앞서 2021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기현 당시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외국 기업의 국내 대리인 제도가 부실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관련 부서와 협의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른 외국계 IT 기업의 경우 국내 사업법인으로 대리인을 변경하고 있다.

구글은 올해 5월부터 한국 법인 '구글코리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대리인으로 나서고 있으며 김 의원에게 관련 자료도 제출했다. 넷플릭스는 한국지사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를 부가통신사업자로 등록해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가 없다.

애플은 전기통신망법상 국내 대리인 의무 지정 대상은 아니지만, 개인정보 보호 및 고충 처리를 담당하는 대리인은 7월 10일부로 '애플코리아'로 변경했다.

메타는 이용자 개인정보 관련 고충 처리를 담당하는 국내 대리인으로도 제삼자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받는 '프라이버시에이전트코리아'를 내세우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하루 평균 이용자 수 470만4천786명을 기록했으며, 국내 인터넷 통신량 발생 비중은 일평균 약 4.3％였다.

김 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대리인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률까지 개정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용자 보호조치는커녕 자료 제출마저 거부하는 메타를 대상으로 과기정통부가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acdc@yna.co.kr

[표] 구글, 메타, 넷플릭스의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국내 이용자 수, 국내 트래픽 발생량 비중 현황

(단위 : 명, ％)

※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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