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아가 이식한 ‘가을 DNA’? 19년 불명예 씻고 도약하는 미네소타[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가을 DNA'가 이식된 것일까. 미네소타가 올해는 다른 가을을 보내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10월 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미네소타는 6-2 승리를 거뒀고 시리즈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승리를 이끈 주인공은 선발 파블로 로페즈와 4번타자 카를로스 코레아였다. 로페즈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코레아는 3안타 3타점 맹타로 타선을 이끌었다.
미네소타는 전통의 '가을 약자'였다. 지난해까지 무려 포스트시즌 18연패를 당했다. 올시즌 이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마지막으로 승리한 것은 무려 19년 전인 2004년이었다. 미네소타는 2004년 디비전시리즈 1차전 승리 이후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전패를 당했다.
발단은 특정 팀에 대한 지독한 약세였다. 미네소타는 유독 뉴욕 양키스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정규시즌에도 양키스전마다 고전한 미네소타는 하필 가을 무대마다 첫 라운드에서 양키스를 만났다. 2004년에도 양키스를 상대로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뒤 내리 3패를 당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2006년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패했지만 2009년 디비전시리즈, 2010년 디비전시리즈, 2017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2019년 디비전시리즈까지 4번의 포스트시즌에서 연속으로 양키스와 만났고 전 경기에서 패했다. 포스트시즌 18연패 기간 동안 양키스에 10연패 포함 13패를 당했다(오클랜드전 3패, 휴스턴전 2패). 미네소타의 통산 포스트시즌 양키스전 성적은 2승 16패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양키스가 포스트시즌 티켓을 얻지 못한 올해 미네소타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2-0으로 격파했다. 포스트시즌 18연패 탈출은 물론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의 감격도 누렸다. 그리고 휴스턴을 상대로도 1차전을 내준 뒤 2차전에서 승리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승리를 이끈 코레아의 '가을 DNA'가 팀에 이식된 듯한 모습이다. 휴스턴 출신인 코레아는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 79경기를 경험한 '가을 베테랑'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디비전시리즈에서 기록한 통산 OPS가 0.900 이상인 '가을 강자'기도 하다.
코레아는 올가을 '강자'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홈런 쇼를 펼친 로이스 루이스가 주인공으로 떠올랐지만 코레아는 2경기에서 .429/.500/.429 1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고 비록 패했지만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도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신고했다. 그리고 2차전에서는 3안타 3타점 맹타로 타선을 이끌었다. 주전 유격수인 코레아는 수비에서도 눈부신 모습을 보였다.
코레아가 올가을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533/.588/.733 4타점. 원래 가을 활약이 좋은 코레아지만 역대 최고 수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물론 아직 미네소타가 2002년 이후 첫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 2승이 더 필요하고 휴스턴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코레아와 함께하는 첫 포스트시즌에 팀의 불명예 기록을 깨고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충분한 의미가 있는 일이다. 올해는 코레아와 맺은 6년 2억 달러 보장 계약의 첫 시즌이다.
코레아는 올해 정규시즌 135경기에서 .230/.312/.399 18홈런 65타점을 기록하며 빅리그 데뷔 후 최악에 가까운 성적을 썼다. 미네소타가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며 기대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하지만 가을 무대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며 팀에 '가을 DNA'를 심어주고 있다. 과연 코레아와 함께 올가을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미네소타가 어디까지 높이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카를로스 코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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