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 선발, 커쇼밖에 없다" ERA 162.00 투수를 믿어야 하나, 이게 다저스 현실이다

이상학 2023. 10.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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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클레이튼 커쇼를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162.00.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클레이튼 커쇼(35·LA 다저스)의 이번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이다. 올 가을에도 또 하나의 잔혹사를 쓴 커쇼는 4차전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커쇼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4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훈련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커쇼 관련 질문을 계속 받았다. 전날(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디비저시리즈 1차전에서 커쇼는 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포스트시즌 역사에 손꼽힐 만한 최악의 투구를 했고, 다저스는 1차전부터 2-11로 대패했다. 

그 충격이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이날은 경기 없이 다저스타디움에서 훈련만 했는데 취재진의 관심은 여전히 커쇼에게 쏠렸다. 로버츠 감독은 “결승선에 통과하기 위해 도와줘야 할 사람들이 있다. 우리 팀에서 커쇼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내기 위해선 커쇼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 커쇼는 충분히 해낼 수 있고,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4차전 선발이라고 재확인했다. 

커쇼의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이 또 나왔다.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진 커쇼는 1차전 패배 후 “몸 상태는 괜찮다. 건강 문제가 아니라 내가 단지 못 던진 것이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부상 후유증으로 보는 시선이 크다. 1차전에서 커쇼의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91.2마일(146.8km), 평균 90.4마일(145.5km)에 그쳤다. 시즌 평균 90.7마일(146.0km)보다 떨어졌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건강은 정말 상관없다. 구위를 보면 이전보다 약간 회복됐다. 어제 경기는 상대 타자들이 잘한 것이었다. 게임 플랜대로 잘했다.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배우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깨 부상은 전혀 상관없다. 난 여전히 그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믿는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로버츠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커쇼가 너무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공격적인 승부를 지적한 뒤 “커쇼는 오랜 기간 훌륭했다. 숙제를 안고 다시 돌아보며 훌륭한 게임 플랜을 짤 것이다. 그러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가 건강하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며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4차전에서 커쇼 대신 구위가 좋은 신인 에밋 쉬헨을 선발로 내세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쉬헨은 1차전에서 커쇼에 이어 1회부터 구원등판, 3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1차전 패배로 2~3차전의 중요성이 커졌고, 마운드 총동원을 위해 쉬헨도 불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이 부족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커쇼가 4차전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다. 

로버츠 감독은 “그게 최선의 선택이고, 유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3차전을 마지막 7차전처럼 운용할 생각이다.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써야 한다. 그 결과가 커쇼의 4차전 선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전만 못한 마운드 사정상 4차전 커쇼 선발 외에는 대안이 없다. 로버츠 감독이 커쇼에게 미련이 있어서가 아니라 냉정하게 팀의 현실이 그렇다.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3차전에 신인 바비 밀러, 베테랑 랜스 린이 각각 선발로 나서는 다저스는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없다. 6월말 부상으로 한 달 반을 쉰 커쇼가 팀 내 최다 131⅔이닝을 던졌다. 신인 밀러의 124⅓이닝이 그 다음. 2019~2022년 4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다저스는 올해 13위(4.06)로 크게 떨어졌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20위(4.57)로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을야구 1선발이었던 훌리오 유리아스가 5월 중순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반을 이탈하더니 시즌 막판 가정폭력 사고를 치면서 시즌 아웃됐다. 더스틴 메이는 7월에 팔꿈치 굴곡근 수술로, 토니 곤솔린은 9월에 토미 존 수술로 연이어 시즌 아웃됐다. 지난해 8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 막판 복귀를 노리던 워커 뷸러도 재활 과정에서 회복이 더뎌 내년 복귀를 기약했다. 

큰 경기에서 믿고 의지할 만한 투수들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결국 커쇼가 가을야구 1차전 선발로 나섰다. 구위만 보면 밀러가 팀 내 최고이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신인에게 1차전을 맡기는 게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1차전에서 커쇼가 크게 무너지는 바람에 2차전 선발 밀러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밀러는 “코치진이 나를 믿고 2차전 선발로 내보내줘 영광이다. 준비가 됐다”며 “정말 기대된다. 다른 경기처럼 생각하고 있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바비 밀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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