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스타트업 가치 20배 '쑥'… 상생·신사업 모두 잡은 비결은?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Text to Speech) AI(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는 로보(LOVO), 이미지·영상까지 커버하는 생성형 AI기술을 접목해 북미지역에까지 진출했다. 국내 한 금융사의 TTS 성능테스트에서 1위 성과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여러 금융사에 TTS 솔루션을 공급했다. 이 기술은 금융사들이 미래형 고객상담센터 등을 구축·운영하는 데 쓰인다. 로보의 기업가치는 2019년 이후 20배 이상 커진 1000억원에 달한다.
로보는 LG CNS(엘지씨엔에스)의 융합기술연구소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스타트업 몬스터' 3기 기업이다. 스타트업에 1억원의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기술을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POC(기술검증)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로보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금융사들 역시 기존 LG CNS의 기존 고객사다.
전은경 LG CNS 융합기술연구소장(상무)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몬스터'는 빅데이터, AI 등 IT신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비즈니스 혁신 역량을 보유한 스타트업들과 기술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기업 고객의 DX(디지털전환)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2016년부터 LG CNS 사내벤처 프로그램 차원에서 신기술 발굴이 추진돼 왔다. 2018년 외부 기술 발굴 차원에서 1기 '스타트업 몬스터'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유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과 기술·사업 협력을 통해 LG CNS의 기업고객 DX를 지원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지금까지 1000곳이 넘는 스타트업들이 응모했다. 지난해 5기 때는 320여개사가 지원해 7곳이 선정됐고 올해 6기 프로그램에도 240여개사가 지원해 6곳이 최종 선정됐다. 현재까지 '스타트업 몬스터'에 선정된 기업은 28개사다.
전 상무는 "6년간 '스타트업 몬스터'를 운영하면서 스타트업들이 자금, 사업 확장을 위한 영업·마케팅 채널 확보를 가장 필요로 하고 있다고 봤다"며 "1억원의 사업자금보다도 스타트업들에게 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기업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지원 대상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최우선 고려요소가 바로 LG CNS 실제 사업 분야와의 연관성과 협업 가능성이다. 선발 과정에는 LG CNS의 현업 부서 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곧바로 LG CNS의 사업부서와 함께 공공, 금융, 제조, 서비스,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고객을 만나 그들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이후 기업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면 실제 계약으로까지 이어진다.
사업자금 1억원이 투자되지만 LG CNS가 스타트업들의 기술에 대해 별도의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전 상무는 "당장 스타트업으로부터 IP(지적재산권)을 따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유망 스타트업들과의 장기적 파트너십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 CNS와 금융사에 솔루션을 납품한 로보 외에도 △모바일 메타버스 솔루션 기업 '살린'(4기) △AI모델 학습용 데이터 가공업체 '셀렉트스타'(5기) △건강관리 앱 운영사 '그레이드헬스체인'(6기) △영지식증명 보안 솔루션 기업 '지크립토'(6기) 등이 LG CNS와 협업해 기업고객용 솔루션을 개발했거나 개발을 추진 중인 곳들로 꼽힌다.
초기 6개월에 걸친 사업자금 1억원 지원과 POC 등 사업화 컨설팅 등은 최초 '스타트업 몬스터'로 선정된 후 약 1년에 걸쳐 진행되지만 스타트업들과의 교류는 계속 지속된다. LG CNS는 '얼럼나이'(Alumni, 동문회) 모임을 꾸려 지원대상 기업들과의 교류와 중장기 사업협력 기회를 지속 모색하고 있다.
전 상무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진흙 속 보석과 같은 기업들을 발굴할 수 있다"며 "LG CNS가 지원한 스타트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한국의 DX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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