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로 얼룩진 국회…맹탕 국감은 안봐도 비디오[생생확대경]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새 정치판을 보면 코미디보다 재밌는 거 같아요."
최근 추석 명절에 오랜만에 만난 친척과 지인들은 국회 출입기자인 필자에게 대뜸 이런 말을 건넸다.
명절 직전까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긴박하게 진행됐던 제1야당 대표의 단식, 국회의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법원 구속영장 결정 등을 떠올렸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들이 얘기한 것은 이런 스펙터클한 상황 속에서 벌어진 국회의원들의 막말 퍼레이드와 추태(醜態)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단식농성에 대한 與 조롱 도넘어
유일한 제동장치 국회 윤리특위는 유명무실
정쟁 국감서 어떤 막말 나올지 벌써부터 걱정
[이데일리 김기덕 차장] “요새 정치판을 보면 코미디보다 재밌는 거 같아요.”
최근 추석 명절에 오랜만에 만난 친척과 지인들은 국회 출입기자인 필자에게 대뜸 이런 말을 건넸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명절 직전까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긴박하게 진행됐던 제1야당 대표의 단식, 국회의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법원 구속영장 결정 등을 떠올렸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들이 얘기한 것은 이런 스펙터클한 상황 속에서 벌어진 국회의원들의 막말 퍼레이드와 추태(醜態)였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정기국회의 첫 일정인 대정부질문. 정부 관료를 불러 국정 운영 전반과 현안을 묻기 위한 자리지만 결국 여야의 말싸움과 비난이 난무한 정쟁의 장이 됐다. 탈북자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을 거세게 비판하며 날을 세우자,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 쓰레기”라는 발언을 했다. 태 의원이 다음날 단식 8일째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항의하러 갔다가 결국 쫓겨나다시피 끌려나온 영상은 유튜브 쇼츠(짧은 동영상) 등 숏폼 플랫폼을 통해 급속히 번지며 웃음거리 영상으로 전락했다.
민주당이라고 다를까.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범죄 혐의를 설명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범죄 혐의 발언이 시작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싸우자는 거냐, 법정이냐, 검사냐”며 마구 고성을 질렀다. 범죄 혐의 설명은 국회법상 정해진 절차였지만 막무가내였다. 지난 5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격론이 치열해지자 민주당 문체위 간사인 김윤덕 의원은 “지X”, “염X”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청문회와는 아무 상관없는 감정싸움이었다.
이쯤 되면 국회의원들이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불체포특권·면책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을 징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국회 윤리특위다. 하지만 21대 국회 들어 윤리특위에 제소된 53건 중 징계건수는 단 한 건도 없다. 심지어 코인 투자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며 제명까지 거론됐던 김남국 의원 징계 논의도 쏙 들어간 상황이다. 윤리특위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불안한 건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다. 한 때는 국회의 꽃으로 불리며 새로운 스타 정치인 탄생의 등용문이었던 국감의 분위기는 이젠 많이 달라졌다. 올해 상임위별 국감 안건을 보면 크게 야당은 윤석열 정부 때리기, 여당은 직전 민주당 정권 부정하기에 올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 국감보다는 정쟁만 반복하는 맹탕 국감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막말과 막장이 탄생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국회의원은 본인의 언행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국민들은 막말과 추태를 보기 위해 당신들을 뽑은 것이 아니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영학 사형당한다고 딸이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그해 오늘]
- ‘슈투트가르트 출신’ 클린스만, “정우영 덕에 현지도 병역 의무 알게 됐다”
- 이스라엘 체류 한국인 일부, 10일 귀국길…11일 도착할 듯
- "플라스틱 스무디, 목에 넘어가?"...임산부 유산에 결국
- 전남 구례서 집라인 고장…60대 탑승객 3시간 만에 구조
- 시어머니 몰래 휴대폰 개통…8400만원 대출받은 며느리
- "택배입니다"…새벽에 벽돌 들고 원룸 털려던 40대
- '29년 만에 금메달' 안세영, 오른쪽 무릎 힘줄 찢어져..2~5주 재활
- ‘정상 바로 밑에서 밝힌 희망’ 금빛 이상의 가치를 지녔던 영웅들 [아시안게임 결산]
- "외국인 맞아요?"…나띠, 유창한 한국어로 '실력파 아이돌' 입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