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악재 아닌 비정한 호재…美방산·무기·에너지주 급등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10. 10.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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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이 포격을 하고 있다. 2023.10.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뉴욕증시가 중동 전쟁이라는 악재를 이겨내고 지난 금요일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가 지정학적 불안에 급등했지만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채권시장이 미국 휴일인 콜럼버스데이로 휴장하면서 영향력이 제한된 것이 주효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DJIA) 지수는 전일보다 197.07포인트(0.59%) 오른 33,604.65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27.16포인트(0.63%) 상승한 4,335.6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52.9포인트(0.39%) 올라 지수는 13,484.24를 나타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무장단체 하마스가 토요일 기습 침공을 감행한 이후 격화했다. 이스라엘은 추수감사제 휴일에 무방비 상태로 급습을 받았고, 7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명이 포로로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일요일에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 약 5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전쟁을 선포했다.

이번 지역 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감 고조는 일단 원자재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원유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이 길어지고 중동에서 확전될 경우 유가급등은 물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국제유가는 급상승을 시작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거래일보다 4% 이상 상승한 배럴당 86달러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도 비슷한 상승세로 배럴당 88달러를 넘어섰다.

CBIZ투자자문의 투자책임자인 안나 래스번은 "유가와 방산 및 항공 회사의 주가에 대해 자동반사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이라며 "일단 사건이 벌어져 먼지가 자욱할 때는 시계가 흐려지지만 이제 곧 먼지가 내려올 것"이라며 "(전쟁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어디에 미칠 것인지 이해하려면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상승 가능성은 오펙(OPEC) 회원국인 이란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쟁발발은 국방비 증가로 이어진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관해 긴급 연설을 갖고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며 "군사·정보를 포함한 전 분야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3.10.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하마스의 기습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민간인까지 아우른 폭력적 테러라고 규정짓고 이스라엘 편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번 일은 전형적인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수준이 아니라 잠재적 확전 가능성이 높은 전쟁"이라며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양의 군수품과 무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방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BOA 애널리스트 로날드 앱스타인은 "궁극적으로 미국은 자국의 필요에 더해 두 동맹국(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군수품과 미사일, 대미사일 시스템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방부 재고에서 누가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해 어려운 선택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BOA는 전쟁 수혜주로 일단 제너럴 다이나믹스(+8%)와 노스롭 그루먼(+11%),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4%), L3해리스미사일(+9%) 등을 추천했다. 이들은 미사일 추진 시스템과 육상 시스템(바퀴형 및 궤도형 장갑 차량), 군수품에 대한 제조를 맡고 있다.
"전쟁이 금리인상을 막을 것"
제롬 파월
펀드스트랏 글로벌어드바이저 공동 창업자인 톰리는 "채권 수익률이 정점에 도달했는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주식이 상당히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톰리는 CNBC에 출연해 시장의 투자자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하락과 거시경제적 압박의 증가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잠시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전쟁이 주식의 하락 요인을 없애준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금리가 계속해서 높아지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겠지만 물론 전쟁으로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다양한 관점을 얘기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휴장했지만 주식시장에 상장된 채권펀드인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이날 2% 이상 상승해 금리하락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날 채권시장 휴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유동자금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중동의 분쟁이라는 불확실성에 대응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안전한 피난처인 채권시장을 향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특징주 - 월트디즈니 에너지주 항공주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
월트디즈니는 이날 행동주의 투자자인 넬슨 펠츠의 트라이안펀드가 지분을 늘리고 이사회 자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하면서 2% 이상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라이안의 지분이 6월 말 640만 주에서 3000만 주 이상 추가된 후 현재 25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으로 인해 엑손 모빌과 쉐브론,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등 에너지 관련 주식이 반등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유가가 상승하면서 최근 유가와 함께 하락세였던 주가가 반등한 것이다. 엑손과 쉐브론은 3% 이상 상승했고, 옥시덴탈은 4% 이상 상승했다.

전쟁과 관련해 항공주는 피해를 입었다. 중동 교전으로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월요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으로 향하는 수십 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 유나이티드에어라인, 델타에어라인 모두 4% 이상 하락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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