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제친 중국산 테슬라 '모델Y'…비결은 '착한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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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장착한 테슬라 모델Y가 지난달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모델Y 같은 LFP 배터리 탑재 모델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침체된 전기차 시장을 흔들 '메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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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장착한 테슬라 모델Y가 지난달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가격 부담을 낮춘 전기차 모델이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모델Y 판매량은 4206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0% 증가했다. 지난 8월 판매량과 대비하면 875.9% 늘었다. 국내에서 꾸준히 팔리는 수입차 벤츠 E클래스(3510대)도 제쳤다.
국산 전기차 판매 대수와 비교해도 더 많이 팔렸다. 현대차 아이오닉5(821대)·아이오닉6(401대)과 기아 EV6(757대)·EV9(787대) 등 전기차 판매 대수를 모두 합쳐도 모델Y에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 모델Y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로 저렴한 가격이 꼽힌다. 테슬라는 지난달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모델Y 후륜구동(RWD)' 차량을 출고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신 가격이 훨씬 저렴한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췄다.
모델Y RWD의 국내 기본 가격은 친환경차 국고보조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5699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금까지 더하면 소비자들이 실제 내야 하는 비용은 500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보다 2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부진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도 성장세가 주춤하다. 올해 3분기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1만7611대로 지난해 3분기보다 1.9% 줄었다.
완성차업계에서는 국내 전기차 시장 둔화 요인으로 가격을 꼽는다. 값비싼 고급 모델 위주로 출시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워졌다.
모델Y 같은 LFP 배터리 탑재 모델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침체된 전기차 시장을 흔들 '메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FP 배터리는 중량당 에너지밀도가 낮아 무겁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NCM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 부담이 낮아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LFP 배터리 모델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전기차 모델 EQA와 EQB에, 포드는 올해 중에 머스탱 마하E에 LFP 배터리를 도입할 방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FP 비중은 2020년 6%에서 지난해 27%까지 늘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LFP 배터리 탑재 모델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KG모빌리티는 중국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EVX를 출시했다. 지자체 보조금 상황에 따라 300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기아의 경형 전기차 레이EV도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2000만원 초반대로 맞췄다. 내년 초 출시하는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가칭)에도 CATL의 LFP 배터리가 장착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이 감소한데다 얼리어답터 소비자 대부분이 구매를 끝냈다고 판단되는 시점"이라며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줄더라도 가격에 민감한 수요층엔 충분히 어필돼 시장이 넓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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