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선은 어쩌다 '미니 총선' 됐나[여의도속풀이]

이밝음 기자 2023. 10. 1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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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22.6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선거 결과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통상 기초단체장 선거, 특히 보궐선거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전투표율은 이례적인 수치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지역 당협위원장은 "현재 당의 수도권 총선 전략이 잘 안 보이는 상황"이라며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전략이 세워지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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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사면복권에 전·현 정부 대결 구도 속 판 커져
국힘, 총선 전초전 해석 경계…'예방주사 효과' 기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2023.10.9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22.6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선거 결과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통상 기초단체장 선거, 특히 보궐선거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전투표율은 이례적인 수치다.

이번 보궐선거는 '총선 전초전'이라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일반적인 구청장 선거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높은 투표율도 여야 지도부가 총선에 임하는 것처럼 총력전에 나서면서 지지층이 일부 결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국민의힘은 무공천 카드를 고민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태우 후보를 사면·복권하고, 김 후보가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민주당에선 김 후보 사면을 비판하면서 정권심판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후 민주당에서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 출신인 진교훈 후보를 공천하고, 국민의힘은 김 후보가 경선에 승리하면서 '윤석열 정부 대 문재인 정부'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이 시기가 이재명 대표 단식과 맞물리면서 여야의 공세 수위가 높아졌다.

여야 지도부도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뿐 아니라 의원들과 당원을 총동원해 추석 연휴와 한글날 연휴에 대대적인 표몰이에 나섰다.

민주당도 단식 후 입원 치료를 받던 이재명 대표까지 전날(9일) 퇴원하고 곧장 선거 유세에 등판하면서 유세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왼쪽)와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8일 오후 각각 서울 강서구 등촌사거리와 남부골목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3.10.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미니 총선'이 되면서 큰 차이로 패배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도부가 총력전을 펼쳤는데도 선거에서 패배하면 내년 총선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여당 지도부에선 선거 결과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서 선거구 3곳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등 전통적 험지라 총선 민심과 곧장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도부가 최선을 다한 만큼 선거에서 패배해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당에선 이번 보궐선거가 총선 전초전이라는 확대 해석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서구청장 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라며 "이 대표 때문에 판이 커졌다"고 말했다.

함께 패널로 나온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단순히 기초단체장 선거라기보다는 인구 50만 이상의, 국회의원 선거구 3개 이상인 서울에선 큰 구 중에 하나"라며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역할과 기능이 있는 지역"이라고 의미 부여를 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는 발언이다.

여권 내부에서 책임론을 제기할 인물이 한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선거 결과를 비판할 인물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대표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는데, 기존에도 쓴소리를 계속해 왔던 이들이라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것이란 설명이다.

오히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의 수도권 전략을 짜는데 보궐선거 결과를 참고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예방주사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지역 당협위원장은 "현재 당의 수도권 총선 전략이 잘 안 보이는 상황"이라며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전략이 세워지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말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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