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발 공모펀드 '경고등'…은행들 "불똥 튈까" 발만 동동

신병남 기자 2023. 10.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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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고금리발(發) 충격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 개인투자자 자금이 1조원 넘게 묶여 있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도 투자자 손실우려가 커지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은행들이 판매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중 3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만 5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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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명 약 1조원 투자…부동산 가치 하락에 투자자 손실 우려 확대
만기도래 물량 절반이 은행권 취급…"모니터링 확대 등 대응 강화"
서울 시내 오피스텔 밀집지역. 2022.7.2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미국 국채 고금리발(發) 충격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 개인투자자 자금이 1조원 넘게 묶여 있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도 투자자 손실우려가 커지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은행들이 판매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중 3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만 5000억원이다. 이들은 리스크 관리에 충실했다지만, 부실 발생 시 피해보상 등에 나서야 하는 만큼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0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개인에게 판매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14개로 판매액은 1조478억원, 개인 투자자는 2만7187명에 달한다. 381개 법인 투자자가 투자한 2279억원보다 훨씬 많다.

3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한국투자증권(5087억원)이다. 이어 KB국민은행(2779억원), 하나증권(911억원), 하나은행(910억원), 미래에셋증권(795억원), 유진투자증권(539억원), 대신증권(528억원), 우리은행(480억원), DB금융투자(335억원), 현대차증권(183억원) 순이다.

국내 주요 은행도 만기도래 물량의 절반가량을 판매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일정 기간 돈을 묶어 놔야 한다. 펀드가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공모펀드인데도 만기가 있다. 문제는 펀드 만기가 내년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그중 개인 판매액은 4104억원이며, 개인 투자자 수는 1만965명으로 연간 기준 가장 많다.

현재 해외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 혼합 근무 증가에 따른 오피스 임대 수요 감소로 해외 오피스 매매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여서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유럽 오피스빌딩의 자산가치는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현재까지 25%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며, 베를린 (-38%), 쾰른(-38%), 암스테르담(-35%) 순이다.

가격 하락으로 매각에 난항을 보이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 국내 법인과 원금 100% 환헤지 계약을 맺은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글로벌부동산 투자신탁 229호(이하 트리아논 펀드)'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환헤지 계약 만기일은 10월31일로 이때까지 외화 유동성을 마련해 은행에 지급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한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여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는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관련해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기도 했다.

윤 의원은 "해외부동산의 1순위 채권자는 은행이고 국내 공모펀드는 후순위 채권자"라며 "LTV 60%인 건물 가격이 20% 하락할 경우 공모펀드 손실률은 50%에 이르는 만큼 제2의 펀드사태로 확대되지 않도록 리파이낸싱 펀드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속해서 부동산 해외펀드에 대한 모니터링·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문제 발생 시에도 자기 책임 투자의 원칙 하에 금융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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