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독주 막아라"… 글로벌 빅테크 AI칩 개발 경쟁 본격화

김지현 2023. 10. 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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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반도체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MS가 AI 반도체 개발에 힘을 쏟는 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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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칩, 비용·전력 소모량에 부담
글로벌 빅테크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경쟁의 열기가 뜨겁다. 왼쪽부터 구글, 애플, 메타(옛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로고. AFP 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반도체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도전장을 속속 내밀었다.

9일 미국 정보통신(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MS는 11월 예정된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 AMD와 협력해 2019년부터 개발해 온 AI 반도체 '아테나'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테나는 대화형 AI의 기반인 거대언어모델(LLM) 훈련·실행을 돕는 데이터센터(IDC)용 칩으로 알려졌다. MS가 오픈AI와 협력하고 있는 GPT-3.5, GPT-4, AI 기반 검색엔진 '빙'(Bing) 등에 최적화됐다. MS의 IDC 서버는 엔비디아 GPU(그래픽 처리 장치)인 'H100' 등을 쓰고 있어 기술 확장에 제한이 있는데 스스로 만든 AI칩을 넣으면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MS가 AI 반도체 개발에 힘을 쏟는 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엔비디아 최신 AI칩인 H100은 개당 3만 달러(약 4,000만 원)가 넘고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LLM을 구동할 때 AI칩 수천 개가 쓰이기 때문에 큰돈이 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의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아 값비싼 엔비디아의 제품은 기업 입장에선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AI 반도체 기술 개발도 초기 단계여서 직접 만들어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반도체 시장 2027년 168조원… 경쟁 가열

한국일보

글로벌 투자 기관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7년 1,250억 달러(약 168조 원)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른 빅테크들도 AI 반도체 개발이 한창이다. 구글은 2013년부터 AI칩 'TPU'(Tensor Processing Unit·텐서 프로세싱 유닛)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4월 자체 개발 AI 반도체인 TPU v4를 약 4,000여 개 집어넣은 AI 개발용 슈퍼컴퓨터 '팜'(PaLM)을 선보이며 "엔비디아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9월에도 기존 자사 제품보다 AI 훈련·추론 성능이 좋아진 'TPU v5e'를 공개했다.

아마존은 2015년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안나푸르나 랩스'를 인수하고 자체 AI 반도체인 '인퍼런시아'와 '트레이니엄'을 내놨다. 아마존의 데이터센터와 AI 음성인식 서비스에 적용 중이다. 메타도 지난 5월 'MTIA'라는 자체 개발 AI 반도체를 공개했다. 중국의 화웨이도 엔비디아 A100 수준의 AI 반도체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AI 반도체를 직접 만들기 위해선 큰 투자금이 필요하지만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MS, 구글, 아마존 같은 전통적 빅테크 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인 오픈AI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로이터는 오픈AI가 자체 개발, 기존 AI 칩 공급사인 엔비디아와의 관계 강화, 공급처 다변화 등 선택지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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