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가장 획기적 차” 月 판매 1천대 그쳤다
기아가 지난 6월 “우리가 만든 가장 획기적인 차”라며 내놓은 대형 전기 SUV ‘EV9′이 4개월간 4136대 팔리는데 그쳤다. 올 판매 목표(5만대)의 10%도 채우지 못했다. 같은 기간 비슷한 크기의 현대차의 내연차 팰리세이드(1만3115대)는 물론이고, 출시된 지 2년 된 전기차 EV6(4326대)에 비해서도 저조하다.
EV9은 현대차그룹이 처음 내놓은 3열 대형 전기차다. 자동차 업계에선 아이오닉5·EV6 등 중형 전기차 성공을 계기로 테슬라도 내놓지 못한 대형 SUV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시장 안착 과정에 일종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비싼 가격이다. 고객의 80%는 EV9 사륜구동 모델을 샀는데, 옵션 없이도 최소 가격이 8041만원이다. 보조금을 모두 받아도 실구매가가 7000만~7200만원 안팎이다. 한 번 충전 때 주행거리를 501km까지 늘이기 위해 배터리를 많이 넣고, 옵션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도록 신기술을 여럿 적용하다 보니 차 값이 뛰었다고 한다. 문제는 같은 가격대에 벤츠 ‘E클래스’나 제네시스 ‘GV80′ 등 선택 가능한 고급 내연기관차가 있는데 굳이 충전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대형 전기차를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족용 차로 보기에도 애매하다는 비판도 있다. EV9는 차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 거리)가 3010mm로 넓지만, 차체 길이가 약 5m, 폭이 약 2m나 돼 도심 주차나 운전이 부담스럽다는 불만도 많다. 이런 탓에 비슷한 휠베이스(2990mm)를 갖춘 현대차 SUV 팰리세이드의 가격(4000만~5000만원)과 자주 비교된다.
한 완성차 업체 마케팅 임원은 “전기차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한데 7000만원대 구매가는 부유층의 ‘세컨드카’(두 번째 차)로도, 신기술을 일찍 경험하려는 얼리어댑터에게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EV9은 이르면 이달 미국에서 판매 예약이 시작된다. 업계에서는 대형차 선호가 큰 미국에서 EV9의 판매 성적이 앞으로 대형 전기차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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