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일본도 반찬 더 줍니다
일본인 관광객에게 한국 식당에서 좋았던 점을 물으면 ‘반찬 많이 나오는 것’을 첫 번째로 꼽는 사람이 많다. “반찬만으로 밥을 다 먹을 수 있을 만큼 푸짐하다” “심지어 그게 다 공짜라고 해서 충격받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 역시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서 살 때 하숙집이나 단골 식당의 푸짐한 반찬 신세를 많이 졌다. 가게 측엔 부담될 수도 있겠지만 손님 입장에선 늘 다양한 반찬이 나오고 그걸 더 달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한국 음식 문화가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반대로 한국인 관광객에게 일본에서 아쉬웠던 점을 물으면 ‘식당에서 반찬이 별로 안 나오는 것’을 꼽는 경우가 많다. “우동을 주문했는데 단무지라도 주면 좋을 텐데”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일본 식당이 반찬을 별로 안 주는(?) 것엔 이유가 있다. 예부터 일본에선 가정식(집밥)의 형태로 ‘국 한 가지와 반찬 세 가지로 된 식단’을 뜻하는 ‘일즙삼채(一汁三菜)’가 내려져 왔다. 물론 일본도 현대에 들어 식문화가 다양해졌지만 일본인들은 여전히 간소한 메뉴 구성에 익숙하다. 일본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식(定食)’ 구성은 밥에 메인 요리 한 가지, 미소시루(된장국), 쓰케모노(채소 절임) 두세 조각 정도다. ‘쌀밥은 무조건 맛있게 잘 지어야 한다’란 생각은 한국보다 강한 것 같지만, 반찬 종류나 양이 적다고 불평하는 일본인은 드물다.
일본 식당에서 나온 반찬이 맛있어서 더 먹고 싶은데 주변에 더 달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 주저했다는 한국인 친구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실제 일본인은 적은 양의 반찬에 익숙해 나온 만큼만 먹고 더 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더 먹고 싶다면 더 달라고 말하는 게 나쁜 식사 매너는 아니다. 일부 식당은 리필 반찬에 추가 가격을 받기도 하는데 추가 요금을 내면 될 뿐이다.
나라마다 식사 문화는 다를 수 있지만 “이 음식이 맛있어서 더 먹고 싶다”는 말은 음식을 만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뻐하는 말이 아닐까? 그건 만국 공통 개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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