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배우 일지’ 쓰며 ‘연습만이 살길’ 쉼 없이 단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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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준상(54)은 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에 들어서면서 목청을 높이거나 흥얼거리며 노래했다.
"배우는 운동선수와 비슷해요. 무대나 경기장에 서는 찰나의 순간에 영광을 얻을 수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열심히 한다고 다 잘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연습 없이는 결과도 없습니다."
대학 1학년 연기 수업 때 "끊임없이 반복 훈련을 하는 배우는 일지를 써야 한다"는 스승의 한 마디에 30여 년 동안 36권의 일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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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담은 두 번째 책서 연습 강조
내년엔 어른 위한 동화 펴낼 예정
반백 살을 훌쩍 넘긴 그는 뮤지컬 무대에서 롱런하는 대표적인 배우다. 2021년 뮤지컬 ‘비틀쥬스’ 초연을 앞두고 하루 12시간 이상 연습하거나 2013년부터 10년째 출연한 뮤지컬 ‘그날들’의 모든 대사와 동선을 숙지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대본을 습관처럼 달달 외운다.
“연습만이 살길”, “연습한 것보다 잘 안 될 때는 무섭다”…. 그가 3일 펴낸 에세이 ‘나를 위해 뛴다’(수오서재)엔 연습이란 단어가 수십 번 등장한다. 연습이 지겹지 않냐고 묻자 그는 쾌활하게 웃으며 답했다.
“배우는 운동선수와 비슷해요. 무대나 경기장에 서는 찰나의 순간에 영광을 얻을 수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열심히 한다고 다 잘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연습 없이는 결과도 없습니다.”
그는 1995년 SBS 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후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에서 약 100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지치지 않는 비결은 ‘일지’다. 대학 1학년 연기 수업 때 “끊임없이 반복 훈련을 하는 배우는 일지를 써야 한다”는 스승의 한 마디에 30여 년 동안 36권의 일지를 썼다.
“처음엔 ‘오늘 다리 찢기를 했다’ 같은 사소한 문장을 적었죠. 그러다 공연을 망치면 ‘뭐가 문제였지’라고 썼어요. 공연에 임하는 마음,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용기를 불어넣는 말을 채워 나갔고요.”
신간엔 그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쓴 일지를 담았다. 일지를 모아 2012년 에세이 ‘행복의 발명’(열림원)을 낸 데 이은 두 번째 책이다. 그는 배우 윤여정에게 “(누구든) 다 열심히 하지”라는 말을 듣고 연습이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 배우의 숙명에 대해 고민했다. 그럼에도 “버텨야 욕도 칭찬도 받을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다”고 고백한다.
“데뷔했을 때만 해도 뮤지컬 시장이 한국에서 자리 잡지 못했을 때였어요. 드라마에 출연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놀이공원에서 열리던 뮤지컬 공연에 나가며 버텼죠.”
무대는 늘 그렇듯 만만치 않다. 뮤지컬 ‘비틀쥬스’ 출연 전 쓴 일지에선 “매번 이겨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고 털어놓았다.
“성공한 사람보다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해요. 내년엔 어른을 위한 동화를 펴낼 거예요. 펼치고 싶은 상상의 나래는 어디서든 펼칠 겁니다. 하하.”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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