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다큐 만들면 안 돼…권력에 맞선 사람 주로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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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다큐멘터리 거장 하라 카즈오가 9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마스터클래스 '하라 카즈오: 진격의 다큐멘터리스트'에서 영화팬들을 만났다.
권력에 맞선 사람들을 주로 카메라에 담아온 그는 무거운 분위기를 덜어내듯 "작품을 만들 때 관객을 절대 졸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나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서 그는 자신의 작품세계와 다큐멘터리 관점 등에 관해 관객과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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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시간12분 ‘미나마타 만다라’
- 재밌으니 관객 95% 만족했죠”
- 작품세계 관객과 심도있는 대화
“다큐멘터리 ‘미나마타 만다라’(2020)는 러닝타임이 6시간12분으로 매우 길어요. 그런데 영화를 본 관객 95%가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말해줬어요. 그러니 ‘절대적으로’ 재밌는 겁니다. 진짜예요!”
일본의 다큐멘터리 거장 하라 카즈오가 9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마스터클래스 ‘하라 카즈오: 진격의 다큐멘터리스트’에서 영화팬들을 만났다.
권력에 맞선 사람들을 주로 카메라에 담아온 그는 무거운 분위기를 덜어내듯 “작품을 만들 때 관객을 절대 졸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나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1972년 ‘굿바이 CP’(1972)로 데뷔한 그는 선구적인 셀프 다큐멘터리로 평가받는 ‘극사적 에로스’(1974), 베를린국제영화제 칼리가리상을 수상한‘천황의 군대는 진군한다’(1987)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BIFF와의 인연도 굉장히 깊다. 2017년 다큐멘터리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으로 ‘비프 메세나상’(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고, 2020년에는 다큐멘터리 ‘미나마타 만다라’가 아이콘 섹션에 소개됐다. 올해에는 ‘비프 메세나상’ 심사위원 자격으로 부산을 찾았다.
행사에서 그는 자신의 작품세계와 다큐멘터리 관점 등에 관해 관객과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폐광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그는 “사회의 가장 밑바닥인 극빈층 출신이다 보니 아무래도 차별, 공해병으로 고통받거나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더 공감을 느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스스로 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깊이 인식하며 권력과 싸우는 사람들을 향해 카메라를 돌리면 나 또한 강해지고 단련될 거라 생각했다”며 “뇌성마비 장애인 활동가, 여성의 지위 향상에 애쓴 운동가, 반전주의자 등의 투쟁가 중에서도 가장 과격한 이들을 피사체로 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해외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해준 ‘천황의 군대는 진군한다’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2차 세계대전 참전병으로서 진상규명에 힘썼던 주인공 오쿠자키 겐조를 두고는 “세상에서 만나본 적 없는 과격한 사람”이라며 “촬영 내내 싸움을 이어갔는데, 이야기하려면 3시간도 부족하다”고 회상했다.
이 작품을 완성한 이후로도 그는 권력에 맞선 ‘강한’ 주인공을 계속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리고 20년 뒤 석면 피해자들의 투쟁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이 나오게 됐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전 작품의 주인공들과는 조금 이질적인 사람들”이라며 “과거 작품들이 ‘권력에 싸움을 걸던’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분노를 배우는 과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2시간가량 관객과 대화를 이어간 그는 ‘영화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 “인간의 감정, 즉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물론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관객의 재미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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