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구조조정 경험 영화로 만들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처음 배우고, 시작한 곳이 이곳 영화의전당인데, 여기에 제 첫 장편 영화로 올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해야 할 일'이 초청돼 관객과 만난 박홍준 감독이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지난 6일 영화의전당 근처 카페에서 만난 그는 "회사를 다니며 주말과 연차를 붙이는 식으로 시간을 짜내 연출한 단편영화 '이삿날'(2017)은 부산독립영화제, 인디포럼 등에 초청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부산영상위 등 많은 도움 받아
- 영화사 ‘나른’ 설립 차기작 준비
“처음 배우고, 시작한 곳이 이곳 영화의전당인데, 여기에 제 첫 장편 영화로 올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해야 할 일’이 초청돼 관객과 만난 박홍준 감독이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경남 창원 출신인 그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2015년 부산의 한 회사에 자리를 잡았다. “한 번 놀러 가보자는 생각으로 영화의전당(부산 해운대구)에 왔다가 시민을 위한 영화 아카데미를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시나리오 쓰는 수업을 듣게 됐고, 단편 시나리오를 쓰니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게 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웃음).”
지난 6일 영화의전당 근처 카페에서 만난 그는 “회사를 다니며 주말과 연차를 붙이는 식으로 시간을 짜내 연출한 단편영화 ‘이삿날’(2017)은 부산독립영화제, 인디포럼 등에 초청받았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대한 욕심은 커졌다. 4년간 다닌 직장을 퇴사하고, 영화제작 시스템 명필름랩 6기로 들어갔다. 많은 신인 감독이 그렇듯 회사 인사팀에서 겪었던 자기 경험을 담은 시나리오를 썼다. 그 작품이 바로 ‘해야 할 일’로, 인사팀으로 발령받자마자 구조조정용 해고 대상자 명단을 만드는 일에 투입된 중소 조선업 4년 차 대리 준희(장성범) 이야기를 다룬다.
“제가 회사에 다니던 때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계속됐다. 영화 속에 구조조정 대상자의 딸이 전화해서 아버지의 근무 마지막 날이라 꽃을 보내려고 하는데 어느 부서에 근무하는지 모른다며 묻는 장면이 있잖은가. 실제로 그런 전화를 받았다. 당시가 촛불 정국이었는데 밖에서는 사회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때 저는 사회와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느낌을 시나리오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박 감독은 준희를 주인공으로, 구조조정 대상자가 아닌 실행하는 인물을 시점으로 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실제 경험을 녹여낸 만큼 처지와 입장 간의 미묘하고도 확실한 차이가 리얼하게 그려진다. 이 시나리오는 지난해 부산영상위원회 장편 극영화 제작지원사업 대상작으로 선정되며 제작에 큰 도움을 받았다. “제작비의 절반 이상이 부산영상위 지원금이었고,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기도 해서 로케이션도 부산영상위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해야 할 일’은 올해 BIFF의 아사아영화펀드(AFC) 지원사업에서 선정돼 후반작업을 지원받았다.
촬영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초까지 부산에서 했다. 영화의 주공간인 회사 장면은 부산의 한 수리조선소의 도움을 받았다. 사무실 장면도 수리조선소의 비어 있는 공간을 미술팀이 실제 회사처럼 꾸며 촬영했다.
반려묘의 이름을 딴 ‘나른’이라는 영화사를 설립하고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 박 감독. “환경적 이슈나 교육 문제 같은 소재의 이야기도 써보고 싶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며 구체화하려 한다”고 다짐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