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유로 재판 빨리 끝낸 이재명, 퇴원하자마자 강서구 유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와 ”국민의 무서움을 증명해달라”며 “국민을 지배 대상으로 여기고 업신여기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지난 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을 건강상 이유로 한 시간 만에 끝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회복 치료차 입원 중이던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퇴원한 뒤 즉각 강서구 발산역 앞에서 열린 강서 집중 유세 현장을 찾았다. 이 대표는 연단에 올라 “진교훈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국민임을 확신시켜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지금이 바로 우리 강서구민 여러분이 나설 때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약 6분간의 연설에서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여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날 현장 분위기는 선거 승리 축하 행사를 방불케 했다. 이 대표 등판 소식에 유세 현장에는 민주당 의원 50여 명을 포함해 당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진교훈 후보와 정청래·박찬대 최고위원이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춤을 추자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됐을 때는 지지자들이 “탄핵” “탄핵”을 외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 첫 재판에서 건강을 이유로 조기 종료를 요청했다. 공판이 1시간여 만에 끝난 뒤 이 대표는 병원에 들렀다가 국회로 가 ‘고(故) 채 상병 사건’ 특검 패스트트랙 표결에 참여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재판은 일부러 피하면서, 정치적 일정만 참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에선 이번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한일전’에 비유하기 시작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유세장에서 “엊그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 한일전 승리를 보고 정말 기뻤다”며 “그 심정 그대로 진 후보가 11일 압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선 “내년 한일전 총선도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한일전 축구 승리! 금메달, 한일전 야구 승리! 금메달, 참 잘했습니다”라고 잘못 올리기도 했다. 야구 대표팀은 대만과의 결승에서 우승했는데, 한일전이었다고 오인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밑바닥 훑기에 집중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깜짝 등장 등 ‘여론전’과 ‘공중전’에 집중할 때 바닥 표를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예정에 없던 강서구 공암나루근린공원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인사했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서울식물원을 찾아 거리 유세를 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일대 먹자 골목 등을 돌면서 골목 상권 유세에 나섰다. 여당 지도부는 강서구가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인 만큼, 추석 연휴를 비롯해 최근까지 강서구 유세에 힘을 쏟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지원 유세와 관련해 “본인이 마지막에 한번 나서서 혹시 선거에서 승리하면 본인 영향력을 보여주려는 얄팍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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