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난자 동결
많은 젊은 여성이 일과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해도 예전보다 늦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의 2022년 혼인통계에 따르면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7세, 여성 31.3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반면 결혼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여성도 있다.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지금은 아니어도 나중에 아이를 원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난자 동결’ 시술이 늘고 있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매년 높아지는 가운데 난임 우려까지 겹치며 건강할 때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시술이다. 비용은 회당 250만∼500만원 수준이다.
차병원그룹 난임센터에서 취합한 미혼 여성의 난자 동결보관 시술 건수가 누적 4천563건을 기록했다. 난자 동결보관 시술은 2015년 72건이었으나 2021년 1천건이 넘었고 지난해에도 1천4건을 기록했다. 시술은 노산 기준이 되는 만 35세를 전후해 많다. 지난해 시술 건수의 69.3%가 35세 이상이다.
난자 동결 보관은 추후 임신을 고려해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것으로, 원할 때 해동 뒤 체외수정 시술로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여성의 생식능력은 30세 이후 감소해 35세 이후부터 난임·불임 확률이 커지고 당뇨병·고혈압 등 임신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때문에 젊을 때의 난자를 동결 보관하려는 여성들이 많아진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난자 동결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전국 최초로 난자 동결 시술에 20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30∼40대와 질환 등으로 조기폐경 가능성이 있는 20대가 대상이다. 하지만 사회·윤리적, 경제적 측면에서 이견이 적지 않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는 “의학적 이유에 의한 난자 동결을 지원하는 외국 사례는 있지만, 사회적 이유에 의한 지원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독일이나 영국은 의학적 치료에 한해 지원한다.
난자 동결을 단순한 우려나 걱정으로 ‘보험’처럼 보관하기보다 개인의 조건과 상황에 맞춰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해방이다” 수험생들의 ‘수능 일탈’ 우려...올해는 잠잠하네 [2025 수능]
- "우리 집으로 가자" 광명서 초등생 유인한 50대 긴급체포
- [영상] “온 어린이가 행복하길”…경기일보‧초록우산, 제10회 경기나눔천사페스티벌 ‘산타원
- 성균관대 유지범 총장, 대만국립정치대학교에서 명예 교육학 박사학위 받아
- 어린이들에게 사랑 나눠요, 제10회 나눔천사 페스티벌 산타원정대 [포토뉴스]
- 이재명 “혜경아 사랑한다” vs 한동훈 “이 대표도 범행 부인”
- “수고했어 우리 아들, 딸”…“수능 끝, 이제 놀거예요!” [2025 수능]
- 지난해보다 쉬웠던 수능…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는 ‘끄덕’ [2025 수능]
- 평택 미군기지 내 불법 취업한 외국인 10명 적발
- ‘낀 경기도’ 김동연호 핵심 국비 확보 걸림돌…道 살림에도 직격탄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