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더불어 멀리 가는 방법, 거버넌스를 위한 단상
얼마 전 장기간의 공석을 메우고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의 제10기 민간대표가 비로소 추대됐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도심 생명의 물줄기가 더욱 맑고 힘차게 흐를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소식이 더욱 반가운 것은 전국 최초의 지원조례로 탄생한 하천거버넌스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지역사회에서 쉼 없이 전개돼온 ‘거버넌스(협치)’를 돌아보게 된다. 귀에 설고 입에 담지 않았던 ‘거버넌스’라는 단어를 이제는 자연스럽게 말하고 듣는다. 거버넌스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조건 내에서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투명하게 의사 결정을 하고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행위자가 참여·협력한다는 점에서 ‘협치(協治)’로도 풀이한다.
이는 오늘날의 행정이 분권화, 네트워크화, 국제화를 지향하고 있기에 가능한 체계다. 결과적으로 한계가 분명한 행정(광역·기초지자체)의 기존 활동을 보완, 조력하고 손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살피는 기능을 담당한다. 필요한 논의, 사업들을 전개하고 제도와 정책, 조직으로 성과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거버넌스의 원리와 역사는 지역적으로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인천지속협)의 궤와 거의 같다.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 어젠다21 채택, 1998년 ‘인천의제21 살기좋고 활기찬 인천만들기’ 선포, 1999년 조례 제정과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창립의 맥락이 그것이다. 그 과정에서 파생한 하천살리기추진단은 거버넌스의 확장이면서 강화의 대표적인 예다. 2000년대 초반 진행한 승기천과 장수천 등 인천 5대 하천 자연생태복원을 이끌었다. 아쉬운 경우도 있긴 하다. 지난 2006년 활동을 시작했던 (사)푸른인천가꾸기운동시민협의회가 녹지거버넌스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다 지금은 활동을 멈춘 듯 보인다.
크고 작은 부침과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협치는 계속된다. 인천지속협을 통해 조만간 인천청년 거버넌스가 형성될 예정이다. 또 인천둘레길을 관리하고 안내하는 둘레지기들이 모여 비영리단체를 결성, 거버넌스의 첫발을 뗐다. 전국에서 찾는 명품, 인천둘레길이 기대된다.
거버넌스는 지방화시대, 분권으로 피워낸 꽃과 같다. 그렇다고 협치가 늘 우선하거나 매끄럽지는 않다. 원하던 성과로 직결되는 것만은 아닐 터다. 하지만 꾸준히 시도하고 노력하면서 쌓아가는 자산이다. ‘윈윈’을 위한 투자인 셈이다.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자주 인용하던 경구가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지금 우리는, 행정은 지역 거버넌스의 자산을 잘 지키면서 풍요롭게 가꿔 가고 있는 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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