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신 칼럼] ‘기후-대기’ 글로벌 정상회의를 기대하며
#1. 청명한 푸른 하늘이 많아지는 가을이 찾아왔다. 지난 9월7일은 네 번째 맞는 국가기념일인 ‘푸른 하늘의 날’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다. 지난 2019년 11월26일 제74차 유엔 총회에서 한국 정부가 제안해 9월7일을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청정 공기의 날(International Day of Clean Air for blue skies)’로 제정함에 따른 것이다. 유엔 공식기념일 제정에 필자도 나름대로 기여했기에 그 과정을 제대로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2010년 이후 매년 10월22일을 공기의 날로 지정하고 세계공기의 날 제정 추진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고 민간단체인 세계푸른하늘맑은공기연맹을 설립해 한국공기청정협회의 후원하에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세계 공기의 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019년 봄 국가기후환경회의를 통해 기념일 제안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세계푸른하늘의 날을 제안해 제74차 유엔총회에서 유엔기념일로 제정됐다. 지난 제4회 푸른 하늘의 날에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모두 함께, 청정공기(Together for Clean Air)’로 정해 국경을 초월한 대기오염 영향의 경각심을 제고하고 대기질 개선을 통한 호흡공동체 구축을 위해 국제적으로 함께 노력했다. 지난 3년간의 팬데믹으로 인해 크게 홍보되지 않은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념일의 명칭이나 행사 내용과 상관없이 공기의 중요성을 망각한 불감증에서 살고 있었던 전 세계 시민들에게는 맑은 공기의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돼 다행으로 여긴다.
#2. 2019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 관련 세미나와 토론회가 열렸다. 학계는 말할 것도 없고 국회의원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회의에 다니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미세먼지 열풍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조금 꺾이는 즈음인 2021년부터는 지구의 각 지역에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재해가 발생해 본격적인 기후위기의 시대로 들어섰다.
결과적으로 생존과 직결되는 ‘탄소중립’이 가장 시급한 지구적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직도 지속가능한 대기권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 실현 방안은 미흡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기오염, 미세먼지, 탄소 중립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따로 구분해서는 안 되고 하나뿐인 지구생태계 대기권의 물질순환과 평형성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이해하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3. 우리 정부가 주도해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청정 공기의 날이 제정된 만큼 대기오염에 대처하는 국가들이 국제적 차원의 협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이제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격에 맞게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대응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일본, 몽골,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는 대기오염 및 탄소중립에서 중요한 정책적 파트너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이왕 유엔 기념일을 주도한 정부에서는 다른 이슈들에 비해 미흡한 기후-대기-탄소중립 문제를 주요 외교정책의 어젠다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라도 주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지난 5월 우리 정부는 태평양 섬나라 10여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해양, 기후, 에너지, 사이버, 보건 등에서 협력을 넓히기로 했고 미국 정부는 지난 9월22일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태평양 도서국과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 대처 의지를 강조했다. 이같이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은 인류 생존의 이슈다.
오는 11월17~18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 창조’를 주제로 개최된다 하니 그곳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기후-대기’ 글로벌 정상회의를 제안하면 어떨까 생각된다.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 대응이 MZ세대와 알파세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미래를 보는 대통령의 혁신적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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