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산율' 정확히 맞힌 노벨경제학 수상자…그의 조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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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출산율은 0.86명에 불과하죠. 경제가 너무나 빨리 발전하면 전통과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 또한 (직장 내 젠더 차이로 저출산을 선택하는 세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골딘 교수는 "한국은 미국이 몇세기에 걸쳐 이룩한 경제발전을 짧은 기간 안에 끌어냈다"며 "변화가 빠를수록 우리는 전통(남성 우위 문화)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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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수치 모아 남녀 간 임금 격차 원인 규명
"아이가 태어났을 때 남녀 사이에 '부부간 공평성' 깨져"
한국의 저출산율 해결 위핸 기업 문화 바뀌어야
“한국의 출산율은 0.86명에 불과하죠. 경제가 너무나 빨리 발전하면 전통과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 또한 (직장 내 젠더 차이로 저출산을 선택하는 세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로디어 골딘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9일(현지시간) 오전 보스턴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골딘 교수는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축적된 미국 노동시장 관련 자료를 분석,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별에 따른 소득과 고용률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고 그러한 차이의 원인을 규명해냈다. 특히 남녀가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생기는 임금 격차에 주목했다. 육아는 항상 여성이 맡아야 하는 편견이 ‘부부간 공평성’을 깨면서 임금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논리다. 골딘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의 원인도 여기에서 찾았다.
자녀를 가르칠 수 있는 한국 기성세대 생각 바뀌어야
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의 2022년 1분기 출산율 0.86명을 정확히 언급하면서 기성세대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골딘 교수는 한국 정부의 저출산 정책과 관련한 조언으로 “아주 어려운 문제”라며 “특히 자신의 아들과 딸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성세대를 교육하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육아와 가사일에 관련한 부부간 역할 분담에 대한 생각을 기성 세대부터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한 흔적을 보였다. 골딘 교수는 “한국은 미국이 몇세기에 걸쳐 이룩한 경제발전을 짧은 기간 안에 끌어냈다”며 “변화가 빠를수록 우리는 전통(남성 우위 문화)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골딘 교수는 특히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포용적인 정책을 갖고 있다 해도 직장 내 문화는 여전히 정책을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인해 미국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깜짝 반등한 것과 관련해선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출산율이 올라간 것은 부부 양쪽이 모두 재택근무를 하면서 육아에 공동 참여한 것이 여성의 고용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들어 재택근무 제도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선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골딘 교수는 “과거에도 초등학교의 방과 후 수업을 시작한 시기에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반등한 시점이 있었지만 이후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라갈 수 있었지만 (구조적인 변화가 없이는) 이같은 수치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보낸 200통의 편지가 가장 큰 성과”
골딘 교수는 경제학에 관한 자신의 철학도 털어놨다. 그는 “경제학은 금융이나 수치가 아니라 사람에 관한 학문이며, 불평등과 여성 노동력, 경제발전에 관한 학문이다”고 말했다. 단순히 수치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로 인해 인간의 삶 자체가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그는 자신의 가장 큰 성과를 책이나 논문이 아닌 수상 발표 직후 학생들로부터 받은 200통의 이메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와 가르치는 것은 하나이고 떨어질 수 없다”며 “매번 학생들로부터 놀라운 질문을 받고 이에 따라 연구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보스턴=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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