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묻지마 임명’ 강행, 이럴 거면 인사청문회 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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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신원식·유인촌 후보자를 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유 장관은 '적격' '부적격'을 담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지만 신 장관은 현 정부 1년5개월 만에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18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 5일 자신이 설립한 소셜뉴스의 '주식 파킹'(우호적 제3자에게 주식을 맡겼다 재취득) 의혹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더니 청문회 도중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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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후보자의 행태는 기가 찰 정도다. 김 후보자는 지난 5일 자신이 설립한 소셜뉴스의 ‘주식 파킹’(우호적 제3자에게 주식을 맡겼다 재취득) 의혹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더니 청문회 도중 사라졌다. 야당에서는 ‘김행랑(김행+줄행랑)’이라며 청문회 중 사유 없는 퇴장을 막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처벌하는 ‘김행 방지법’ 발의를 예고했다. 말 그대로 ‘블랙코미디’나 다름없다. 김 후보자는 거짓말 논란과 의혹으로 불신을 샀다.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능력을 검증하는 자리를 내팽개친 건 스스로 장관 자질이 없다는 걸 인정하는 동시에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에선 김 후보자의 임명 강행 기류가 있다고 한다. 야당과의 협치는 개의치 않겠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야당은 김 후보자 자진 사퇴와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김 후보자 스스로 결정하는 게 옳다. 이번 기회에 제도 도입 후 정권이 네 번 바뀌는 동안 끊임없이 제기된 인사청문회 무용론을 끊어내야 한다. 국회 책임이 크다.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은 찾아내는 건 당연하지만 과도한 사생활 침해가 벌어진 게 사실이다. 집권 여부와 상관없이 야당은 개인의 역량을 도외시한 채 흠집내기에만 열을 내고, 후보자 감싸기에 급급하는 여당의 행태도 반복된다. 청문회가 정쟁거리로만 전락되다 보니 인재풀이 줄어 정치인으로 채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학계·시민단체 등에서는 청문회 제도에 대한 다양한 개선방안이 논의돼 왔다. 사전 검증을 강화하고, 도덕성 부분은 비공개 청문회로 하자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말뿐이었다. 차일피일 인사청문법 개정을 미룬 건 국회의 직무유기다. 청문회 무용론은 허구한 날 싸움박질만 일삼는 국회무용론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정부도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이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쇄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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