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유쾌한 한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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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집중해 보기 바란다.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일본, 중국이 획득한 '금·은·동' 메달 숫자다.
그러니 '금〈은〈동'의 메달 숫자가 '금〉은〉동'보다 자연스럽다.
메달 숫자가 말해주듯 한국 선수들은 이전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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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메달 숫자 분포는 ‘엘리트 스포츠’를 추구하는 국가의 전형적인 성적표다. 소수 엘리트선수에만 집중투자를 하고 훈련시켜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그랬다. 1994년 일본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팀 성적이 ‘63·56·64’다. 금메달리스트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니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려고 기를 썼다.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인 채 펑펑 눈물을 쏟았다. 금메달 숫자만으로 종합성적을 집계하는 관행은 ‘금메달 지상주의’의 잔재인 셈이다.
메달 숫자가 말해주듯 한국 선수들은 이전과 달랐다. 경기 자체를 즐기고 결과에 만족하니 패배하고서도 웃을 줄 안다. 지난달 30일 탁구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중국 대표팀에 져서 동메달 단상에 오른 우리 선수들의 모습이 화제가 됐다. 옷깃에 접힌 메달 끈을 바로잡아주고 두 볼에 하트 모양을 만드는 선수들 모습에 중국 네티즌은 K드라마처럼 달콤한 장면이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27) 선수는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심 선수에게 금메달을 놓치고서도 “바심 선수와 경쟁하면서 나도 성장하고 있다. 그 덕에 흥미롭고 재밌는 경기를 했다. 그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진정한 스포츠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에 이보다 멋진 말이 있을까. 대회 폐막 전날 여자 배드민턴 단식경기에서 안세영(21) 선수가 무릎 부상 속에서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모습도 영원히 기록될 명장면이다. 지난 16일간 국민에게 스포츠의 감동과 재미를 준 유쾌한 한국팀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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