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아닌' SON 관리 부탁한 포스테코글루, '자기 코가 석자'인 클린스만 '캡틴'에게 휴식줄 여유 없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소속팀 감독은 발만 동동 구른다. 부상을 안고 뛰고 있는 팀 내 주포가 부상하지 않을지 노심초사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의 입장은 다르다. A대표팀에서의 운명을 결정지을 경기들을 위해 휴식을 줄 여유가 없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의 공통분모는 '캡틴' 손흥민(31)이다. 먼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덕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 시즌 초반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토트넘은 10일 현재(이하 한국시각) 맨시티(승점 18)를 제치고 EPL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아스널과 승점(20), 골득실(+10)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토트넘 18골, 아스널 16골)에서 앞서 선두에 등극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 넣을 때마다 가시밭길을 걷는 느낌이다. 리그 8경기에서 6골을 넣은 손흥민을 대체할 공격수가 없다는 것도 씁쓸한 현실이지만, 사타구니 부상을 안고 있는 손흥민의 부상이 악화되지 않게 훈련에서 특별관리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1일 논란의 리버풀전 승리 이후 "손흥민은 100%가 아니었지만 경기에 뛰고 싶어했다. 나는 손흥민이 원하는 것을 해줬고, 60분 정도 출전시키려고 했다. 다만 손흥민은 전방에서 리드했고, 압박했다"고 말하기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7일 루턴타운 원정을 앞두고 손흥민의 훈련량을 줄이면서 회복 상황을 지켜봤고,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경기에 출전시켰다. 다만 출전시간은 76분으로 조절했다.
하지만 향후 2주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 A매치 기간이라 손흥민을 대표팀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할 수 있었던 건 클린스만 감독에게 연락해 "손흥민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니 관리 좀 부탁한다"는 얘기 뿐이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은 '자기 코가 석자'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6경기 만에 부임 첫 승을 따냈지만, 경기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때문에 10월 한 수 아래 전력이라 평가받는 튀니지와 베트남을 상대로 경기력을 끌어올린 뒤 11월 16일 싱가포르-괌의 승자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후 11월 21일 중국과 예선 2차전을 치른 뒤 내년 1월 중순 카타르아시안컵이 예정돼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소집훈련 전 국내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손흥민을 친선전에서 풀타임 소화시킬 것인가"란 질문에 "유럽에서 많은 선수들이 온다. 해외파 선수들의 피로도는 당연하다. 시차적응도 해야 한다. 손흥민은 올해 덜 피곤할 것이다.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대항전에 안 나가기 때문이다. 입국해서 1~2일 정도는 휴식하면서 조절하겠지만, 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해외파 선수들이 국민 앞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90분 뛰고 싶을 것이다. 선수들은 분명이 90분 다 뛰고 싶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새로운 선수들을 뽑아서 실험도 해봤지만 이제는 아시안컵 실전이다. 11월에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예선이 있다. 내년 1월에 카타르로 넘어가서 아시안컵 본선을 치른다.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이재성 등 유럽파들은 장거리 이동이 익숙하다. 내가 선수일 때는 대표팀 소집이 연휴 같았다. 대표팀 소집은 항상 행복했다. 대표팀 훈련을 보면 그 어떤 선수도 쉬려는 선수가 없었다. 선수들 컨디션을 세세히 파악해서 지켜보겠다. 해외파 선수들을 로테이션하거나 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관리를 부탁했다"라는 질문에는 "선수들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각 소속팀 감독과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과 관계가 좋다. 손흥민의 건강을 바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다 같은 이유 때문에 이해관계와 배려심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해외 출장을 자주 가는 이유다. 해외파 소속팀 감독과 자주 소통한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를 쌓는 게 중요하다. 나 역시 선수 시절에 A매치 100경기 넘게 뛰었다. 손흥민과 김민재 모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 집처럼 편할 것이다. 오늘 내일 선수단 소집하면 만나서 얘기하면서 훈련량 조절하겠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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