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 국민스타 등극’ 황선우·안세영, 항저우 金 걸고 파리로[아시안게임 결산]

주미희 2023. 10.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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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파리올림픽 계영 800m서도 메달 노려
배드민턴 안세영·높이뛰기 우상혁도 올림픽 金 도전
탁구 신유빈은 ‘Z세대’다운 밝은 에너지로 호평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선우가 기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유망주’로 촉망받았지만 메달은 따내지 못했던 황선우(20·강원도청), 안세영(21·삼성생명), 우상혁(27·용인시청), 신유빈(19·대한항공)이 불과 2년 만에 한국 스포츠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6일간 드라마 같은 승부를 펼친 이들은 내년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을 향해 다시 달린다.

황선우는 지난 8일 폐회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6개를 획득했다. 특히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남자 자유형 200m와 전략 종목인 남자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0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고, 김우민, 양재훈, 이호준과 호흡을 맞춘 800m에서는 7분01초73의 아시아 신기록을 새로 썼다.

황선우는 도쿄올림픽 자유형 100m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아시아 선수로는 65년 만에 이 종목 결승에 올랐다. 자유형 200m 예선에서는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는 7위를 기록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황선우가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1분44초40은 세계 무대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황선우는 지난 7월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분44초42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1위 매슈 리처즈(영국·1분44초30), 2위 톰 딘(영국·1분44초32)와 격차도 크지 않다.

고무적인 분야는 계영 800m다. 우리 대표팀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7분01초73은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기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금메달 영국이 6분59초08, 2위 미국이 7분02, 3위 호주가 7분02초13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당시 7분04초07초로 6위를 기록했던 한국은 불과 2개월 만에 2초 넘게 기록을 단축했다. 이대로라면 파리올림픽 사상 첫 계영 메달도 꿈만은 아니다.

황선우는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2개를 땄고(2022년 200m 은·2023년 동), 처음 나온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얻었다. 이제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며 “2024년 목표는 자유형 200m 1분43초대 진입이다. 이 기록에 도달하면 올림픽 메달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로 우뚝 선 안세영도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는 쓴맛을 봤다. 여자 단식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에 0-2로 졌기 때문이다. 8강에서 탈락한 안세영은 코트 위로 넘어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1회전에서 천위페이에 무릎을 꿇은 뒤 3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했던 안세영은 도쿄올림픽 8강에서 또 천위페이를 넘지 못하고 아쉬움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울면서도 좌절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는 거면 더 열심히 해야 되는 거겠죠”라며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2년 뒤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가 됐다. 지난 3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여자 단식을 제패했다. 여자 단체전 우승까지 2관왕에 등극했고,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천적’ 천위페이를 압도했다. 개인전 경기 중 부상을 입어 무릎에 강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시상대 정상에 오른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안세영의 목표는 올림픽,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을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이다. 지난 8월 코펜하겐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배드민턴 단식 사상 처음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파리올림픽을 정조준한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까지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깝게 금메달은 놓쳤지만 우상형도 아시안게임을 통해 도쿄올림픽 메달 목표를 더 뚜렷하게 설정했다. 도쿄올림픽에서 2m35를 넘어 4위에 오른 우상혁은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이후 세계적인 점퍼로 거듭났다. 2022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써나갔다. 이미 파리올림픽 기준 기록(2m33)을 통과해 출전권을 확보한 우상혁은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신유빈은 전지희와 팀은 이룬 탁구 여자 복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캐냈다. 신유빈은 ‘Z세대’다운 통통 튀는 시상식 태도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여자 복식 금메달을 딴 뒤 하트를 그리고 화살을 쏘는 세리머니를 펼쳤고, 혼합 복식 동메달 시상대에서는 파트너 임종훈과 볼하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동반 동메달을 딴 장우진이 전지희의 옷깃을 정리해 주자 임종훈도 신유빈의 메달 끈을 만지작거리며 이를 따라 했는데, 중국 관중들이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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