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의이책만은꼭] 팔레스타인 전쟁의 진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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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전쟁이 다시 일어났다.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 2500발을 발사해 큰 피해를 주고, 이어서 팔레스타인 억압의 상징이었던 가자지구 분리 장벽을 철거한 후 이스라엘을 공격해 2600명 이상 사상자를 냈다.
이 전쟁이 팔레스타인 전체가 이스라엘 점령에 저항하는 '제3차 인티파다'로 번질지 세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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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타협·화해로 평화의 길 열어야
이스라엘 반격도 거셌다. 포격과 공습으로 가자지구 곳곳을 폐허로 만들면서 약 2200명의 팔레스타인인 사상자를 냈다.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저항세력 헤즈볼라도 공격에 나서서 전선이 확대 중이다. 이 전쟁이 팔레스타인 전체가 이스라엘 점령에 저항하는 ‘제3차 인티파다’로 번질지 세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열린책들 펴냄)에서 라시드 할라디 컬럼비아대 교수는 팔레스타인 현대사가 정착민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의 역사라고 말한다. 정착민 식민주의란,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들어가 원주민을 추방하고 학살해 그 땅을 차지했듯, 외부 제국주의 세력이 식민지를 배타적으로 완전히 정복하는, 가장 극심한 형태의 식민주의를 말한다. 현재 집권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 등 극우 시온주의 세력이 천명해 온 정책이다.
정착민 식민주의자는 팔레스타인 거주지 파괴 및 이스라엘 정착촌의 공격적 확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노골적 차별 및 지속적인 종족 청소 등을 공공연하게 천명한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매년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일상생활 도중에 이스라엘 군경에 이유 없이 살해당한 이유이다.
팔레스타인 주민을 완전히 뿌리 뽑으려는 이런 극단적 식민정책이 이번과 같은 팔레스타인 전쟁의 진짜 원인이다. 전쟁은 1917년 영국이 주인 없는 땅을 땅 없는 사람에게 주어 유대 국가를 창설해 주겠다고 약속한 밸푸어선언에서 비롯했다. 그러나 아메리카 대륙에 사람 없는 신대륙이 아니었듯, 당시 팔레스타인엔 대다수 아랍 주민이 소수 유대인과 어울려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중동에 영구적 백인 정착지를 마련하려는 제국주의적 기획의 산물이었다. 미국, 프랑스, 영국의 압도적 군사력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억압과 학살, 그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항과 봉기가 지난 100년간 반복됐다. 1948년 나크바(팔레스타인 대학살), 1967년 전쟁,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략, 1987년 이스라엘에 대항해 팔레스타인 전체가 봉기한 제1차 인티파다, 2000년 제2차 인티파다 등은 그 주요 변곡점이다. 테러와 보복이 아니라 공격과 반격의 역사가 펼쳐진 것이다.
정착민 식민주의, 즉 홀로코스트가 일상화한 세계에선 어떤 삶도 불가능하다.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으로 불리는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 봉쇄로 지옥의 삶이 무한정 이어진다. 이곳의 물은 95%가 식수가 아니고, 전기는 하루 4시간만 공급된다. 땅은 좁고 인구는 많은데, 이스라엘은 교역도 못 하게 한다. 그 탓에 실업률은 46.4%에 달하고, 식량 공급도 안 돼서 아이들 절반은 굶주림으로 악성 빈혈에 걸려 있다. 목숨 건 저항 말고 다른 길이 어디 있는가.
할라디는 팔레스타인 땅에 평화를 이룩하려면 정착민 식민주의를 버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동등성에 바탕을 두고 타협과 화해,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사는 남아프리카, 짐바브웨, 아일랜드에서 이러한 미래가 가능함을 보여줬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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