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의료 교육은 공공의대라는 새 그릇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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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논리에 맡겼다가 실패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분야는 많다.
정부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의지가 있다면 공공의대 신설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진정 공공의료를 강화할 목적이라면 그런 방안에서 실효성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기존 의대가 기름그릇이라면 신설 공공의대는 물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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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논리에 맡겼다가 실패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분야는 많다. 국내에서는 교육과 주택 부문이 그렇다. 이에 못지않은 부문이 의료인력 시장이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갔다는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2.3명(한의사 포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5명의 65.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의료 수요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수치이다. 부족한 인력마저 서울과 소위 돈 되는 피부과·성형외과·안과로만 몰리고 있어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
정부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의지가 있다면 공공의대 신설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 소신 있는 의료인력이 공공의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들이 졸업 후에는 의료취약지역 혹은 필수진료과목에서 최소한 10년 이상 근무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부족한 의료인력을 채우겠다고 기존 의대에 정원을 더 주는 방안이 있기는 하다. 손쉬운 방법이다. 정부가 진정 공공의료를 강화할 목적이라면 그런 방안에서 실효성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기존 의대에서 학생들이 인기 진료과목으로만 쏠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정부가 각종 유인책을 쓴다고 하더라도 비용 규모는 어느 정도 될지,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기존 의대가 기름그릇이라면 신설 공공의대는 물그릇이다. 공공성을 확실히 담아낼 그릇이 따로 필요하다. 기존 의대의 체제와 문화에서 공공성을 강화하려 한다면 기름과 물을 한 그릇에 담는 격이다. 기름과 물이 섞이지 않듯이 일반 의대생 집단과 공공의료에 투입될 의대생 집단도 그럴 것이다. 한 지붕 아래 장벽과 차별이 생길 것이고 의료교육은 길을 잃을 것이다. 이미 유사한 사례가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제 기능을 못한 원인 중 하나는 너무 이질적인 집단이 모였기 때문이었다.
물그릇에는 제대로 된 물을 담아야 한다. 공공성에 충만한 인재들은 따로 있다. 공직에 대한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공공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우수한 젊은이들의 열망은 꺾이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의술을 통해 공공과 지역에 봉사하고 싶어하는 인재들의 열망도 뜨겁다. 그들을 담아낼 그릇이 필요하다. 그들이 정의롭고 따스한 인술을 펼칠 기회를 주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하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안개처럼 한국의 앞길에 드리운 저출산, 지역 불균형, 이공계 인재 이탈 등의 문제를 한꺼번에 걷어내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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