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좀 입자” 안내서까지 냈는데… 발리서 또 나체 명상 관광객
인도네시아 발리의 힌두교 사원에서 나체로 명상한 외국인 남성이 현지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 발리는 관광객 질서 유지 차원에서 힌두교 사원과 같이 ‘신성한’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하거나 나체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8일(현지 시각)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테디 리얀디 이민국 국장은 “현재 발리 지역 경찰과 협력해 발리 힌두교 사원에서 나체로 명상한 외국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9일 발리 소식을 전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 외국인 관광객이 발리 힌두교 사원에서 나체로 명상하는 영상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영상에서 이 관광객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사원 풀숲 사이에 앉아 눈을 감고 명상했다. 발리는 힌두교 사원을 신성하게 여겨 심한 노출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 같은 법을 무시한 것이다.
이에 해당 영상 댓글에는 현지인의 비판이 잇따랐다. “관광객들이 제발 지역 문화를 존중해 주면 좋겠다” “경찰과 이민국이 사안을 엄중하게 처리하면 좋겠다” “좋아요에 눈이 멀어 주민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등이다.
현재 이민국은 사건이 발생한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파악해 관광객의 행방을 추적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직 남성의 국적과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가 비매너 관광객들로 골머리를 앓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러시아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바바칸 사원에 있는 700년 된 바니안나무에서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이 발각돼 추방됐고, 3월에는 러시아 남성이 ‘신의 거주지’로 불리는 발리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기념사진을 찍어 입국 금지 명령을 받았다. 발리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29명의 외국인이 인도네시아 공공장소 법규 등을 어겨 추방됐다.
이에 발리는 지난 6월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해야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적은 안내문을 나눠주기까지 했다. 이 안내문에는 사원에 입장할 땐 노출을 피하고 전통의상을 입고, 기도 목적 외에는 사원 내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지 말고, 종교적 의미의 조각상을 만지거나 신성한 나무에 올라선 안 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원이 아니라도 공공장소에선 적절한 옷을 갖춰 입으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쓰레기 무단 투기 금지와 일회용품 사용 지양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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